“단순히 노래 반주만 되는 1세대 제품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됐습니다. 우린 2세대, 3세대로 뛰어 넘어 중국을 따돌릴 것입니다.”
지난 1992년 세계 최초로 노래 반주 기능을 넣은 마이크를 개발해 세계 가라오케 시장을 개척한 김광열 컨앤컴(옛 고리텍) 회장(55)은 단순 반주 기능을 갖춘 마이크형 노래 반주기 시대는 이제 종식됐다고 단언했다.
중국의 반도체 설계 기술이 향상되고 모방 기술도 점차 발전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주도해 온 마이크형 노래 반주기 시장이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
중국 제품들은 아직 일본 등 선진 시장에서 외면을 받고 있지만 국산 대비 약 20% 저렴한 가격에 동남아를 중심으로 세를 불려가고 있다. 1992년 이래 승승장구하던 컨앤컴은 2004년 처음으로 아픔을 맛보기도 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바로 컨버전스입니다. 좀더 혁신적인 기술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중국이 따라올 때쯤 또 다른 혁신적인 제품으로 한 발 앞서 가는 것입니다.”
김광열 회장은 이 때문에 올 초 10년 넘게 사용해온 ‘고리텍’이란 사명도 ‘컨버전스(Convergence)’와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의 합성어인 ‘컨앤컴(CON&COM)’으로 바꿨다. 또 경영 체제도 소수정예화해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제2의 도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컨앤컴은 오는 6월 새로운 무기로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 노래 반주기 성수기인 하반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컨버전스 제품 4가지를 준비했다. 디빅스 플레이어 형태에 노래반주 기능은 물론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한 영화 파일과 MP3·사진 등 멀티미디어 재생 기능을 갖춘 ‘KT-9900’, 2.4GHz 무선 마이크로 노래를 선곡할 수 있는 ‘KT-9100’, 마이크 하나에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통합된 제품 등으로 모두 시장에 없는 새로운 제품이다.
김광열 회장은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과 함께 생산 및 콘텐츠 제작을 현지화하고 있다”며 “이달 말 파트너사와 함께 준비한 필리핀 공장이 가동되고 국내 유수 기업 2곳과 함께 러시아·남미 시장에도 진출키로 해 하드웨어 판매와 부가가치가 높은 솔루션과 콘텐츠 사업 비중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광열 회장은 “전문가들과의 컨소시엄·아웃소싱을 통해 회사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것”이라며 “다시 한번 리더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