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슬림은 기본, 이제는 원가 절감까지`
두께가 휴대폰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초슬림 휴대폰용 부품이 속속 개발되는 가운데 다양한 방법으로 원가까지 낮추려는 시도가 줄을 잇고 있다.
원가 절감 방안 중 가증 두드러진 아이디어는 소재 변화다. 보다 싼 소재에 첨단 가공 기술을 접목, 품질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초슬림 부품은 강도가 생명이기 때문에 값싼 소재를 쓰더라도 튼튼함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쉘라인(대표 이상호)은 금속 일변도이던 힌지 시장에 플라스틱 붐을 일으켰다. 보통 슬라이드폰에 들어가는 금속 힌지는 두께가 3㎜ 내외인데 쉘라인은 플라스틱을 쓰고도 이를 1.6㎜로 줄였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초슬림 휴대폰에 들어가고 있다.
키패드 분야에서도 초슬림 플라스틱 제품이 나왔다. 엔피온(대표 최재훈)은 두께 0.12㎜인 플라스틱 키패드를 최근 개발했다. 지금까지 초슬림폰에 들어가는 키패드는 금속 재질이었으며 두께는 0.3㎜ 내외였다. 보통 사출로 만드는 플라스틱 키패드는 두께를 줄이기 어렵지만 엔피온은 마치 제철 공장의 압연처럼 롤 사이에서 키패드를 뽑아내는 방식을 사용해 얇으면서도 강도가 센 제품을 만들어냈다.
제조 방식의 변화도 원가 절감으로 이어진다. 삼성전기(대표 강호문)는 최근 세계 최초로 5㎜ 벽을 깬 200만 화소 카메라모듈을 발표했다. 보통 카메라모듈은 얇은 연성회로기판(FPCB) 위에 상대적으로 두꺼운 일반 인쇄회로기판(PCB)을 붙이고 그 위에 다시 이미지센서를 올리는데 비해 이 제품은 세라믹 틀을 이용해 FPCB 위에 이미지센서를 직접 붙인다. 이를 통해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제조 원가도 소폭 낮출 수 있게 됐다.
하이쎌(대표 송승훈)은 기존 제품에 비해 두께를 25% 정도 줄인 백라이트유닛을 내놨는데 그 비결은 얇은 도광판에 있다. 도광판은 BLU에 반드시 들어가는 필름으로 하이쎌은 0.45㎜ 두께의 도광판을 자체 개발, 경쟁 업체에 비해 원가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아이에스하이텍(대표 유재일)도 두께 0.3㎜인 도광판을 자체 개발하고 0.65㎜ 두께의 BLU를 출시할 계획이다. 하이쎌과 마찬가지로 소재를 자체 생산하기 때문에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재훈 엔피온 사장은 “휴대폰 부품은 휴대폰보다 한발 앞서가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다”며 “이제 두께를 줄이는 작업은 기본이고 누가 원가를 줄일 수 있는 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