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3일 하드디스크(HDD) 대신 대용량 플래시메모리를 탑재한 노트북PC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에 앞서 소니도 16Gb 메모리 방식의 노트북PC ‘팜톱’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혀 주 저장장치로 메모리를 사용하는 노트북PC가 차세대 제품의 하나로 자리잡을지 관심사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상용제품이 나오면서 메모리 노트북PC 보급속도가 빨라지겠지만 가격 등의 문제로 메모리 노트북PC가 시장에 연착륙하기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삼성, 메모리 노트북PC 세계 첫 공개=삼성전자는 32Gb 대용량 플래시메모리 디스크 SSD(Solid State Disk)를 탑재한 노트북PC ‘센스 Q30+’과 모바일 PC ‘센스 Q1’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SSD는 HDD와 동일한 용도의 데이터 저장장치로 HDD에서 사용되는 디스크 대신 낸드 플래시를 사용해 고속의 데이터 입출력 속도와 저소음을 실현했다.
SSD는 성능 면에서 데이터 읽기(53MB/s)·쓰기(28MB/s) 속도를 높여 HDD 대비 각각 3배, 1.5배 빠르다. 이 때문에 센스Q1-SSD 모델은 윈도 부팅 없이 영화와 음악·사진·동영상·DMB TV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바로 즐기는 인스턴트 온(instant on) 속도가 기존 제품보다 30% 이상 빨라졌다.
삼성은 이 제품을 다음달부터 예약 판매한다.
김헌수 삼성전자 부사장은 “SSD의 장점을 이용한 신개념 휴대형 PC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PC업계의 기술 선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SSD 노트북PC, 어떻게 다른가=SSD 노트북PC는 한마디로 저장장치의 개념을 바꾼 제품이다. HDD 대신에 플래시메모리를 사용한 것.
이 때문에 HDD의 ‘아킬레스 건’인 충격과 무게·소음 문제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이번에 삼성이 공개한 제품은 외부 충격에 따른 취약성을 크게 개선해 침수나 충격에 의해 PC 사용이 어려운 때에도 저장된 데이터를 보호해 준다.
무게도 기존 1.8인치 HDD가 50g인 데 비해 SSD는 패키지에 따라 20∼30g 정도로 50%가량 가볍다. 소음도 일반 노트북PC는 30㏈ 이상이지만 SSD 장착 ‘센스 Q30-SSD’ 모델은 0㏈로 ‘무소음’을 실현했다.
주요 PC업체가 메모리 기반 노트북PC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처럼 차세대 모바일 PC가 갖춰야 할 조건을 고르게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하지만 SSD 방식 노트북PC가 HDD 노트북PC를 대체하고 차세대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가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하드디스크 진영이 삼성을 필두로 한 메모리 진영의 공세에도 느긋해 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메모리는 최근 가격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용량당 가격이 HDD보다 훨씬 비싸다. 일부 고가 제품은 무려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번에 선보인 노트북PC도 가장 낮은 가격이 230만원대로 사양 대비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 전문가들도 이 때문에 단기간에 SSD가 노트북PC 영역에서 HDD를 잠식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하지만 이미 서버 시스템에서 상용화에 성공해 고성능 제품에 탑재되고 MP3·디지털 카메라·휴대폰에 이어 이번에 PC까지 확대되면서 SSD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주요 시장조사기관은 SSD 판매대수가 올해 58만2000대에서 2008년까지 매년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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