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빌려서 쓰세요"

 LCD TV, PDP TV 등 고가의 디지털TV를 임대(랜털)해주는 신종 유통사업이 등장, 국내 가전유통시장에 일대 파란이 예상된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정기점검이 필요한 일부 품목에서만 성행한 임대서비스가 영상가전의 대표격인 TV로 확대되면서 판매 위주의 국내 가전유통시장 구조 개편이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기존 온·오프라인 판매점과 임대서비스 업체간 치열한 시장경쟁도 예상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설립된 대봉에스앤씨는 이르면 내달 초 디지털TV 임대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하고, 현재 제품 구매 및 서비스 정책 등을 최종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가 추진중인 임대사업은 200만∼400만원을 호가하는 대형 디지털TV를 10만원 이내의 저렴한 월 사용료를 내면 2∼3년간 빌려주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2∼3년간 TV가격의 70%를 월 사용료로 지불한 뒤 나머지 30% 금액을 일시불로 지불하면 TV를 소유할 수 있으며, 임대 기간을 연장할 경우 신제품을 임대할 수 있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특히 이 회사는 임대기간인 2∼3년간 무상수리를 보장하는 파격적인 서비스도 검토중이어서 업계에 적지않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현재 가전 및 유통업체가 보장하는 LCD와 PDP TV의 무상서비스 기간은 1년에 불과하다.

 대봉에스앤씨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리스업체와 중요한 정책이 막판 조율중이라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며 “다음주에는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TV 임대사업은 국내에서는 아직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지만, 미국 등 북미시장에서는 전체 유통시장의 20% 안팎을 차지할 정도로 일반화돼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도 2년전 이 사업을 적극 검토했으나, 채권 부담과 서비스 비용 등의 문제로 일단 유보한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대 사업은 막대한 채권부담에 대한 리스크가 적지 않다”며 “최근 디지털TV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이라 TV를 구매하는 것보다 가격과 서비스를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