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펀드 이름도 튀어야 한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올들어 결성된 독특한 명칭 펀드들

 “벤처펀드도 브랜드 시대다.”

올 들어 독특한 명칭의 벤처펀드(조합)가 잇따라 결성되고 있다. 국내에 벤처펀드가 등장한 지 10년이 훨씬 넘었지만 그동안 국내에서 결성된 벤처펀드의 명칭은 특성 없이 회사명, 주요 투자분야, 결성 순서 등을 나열하는 형태였다. 예컨대 A라는 벤처캐피털이 IT전문 투자조합을 3번째 만들었다면 ‘A IT 3호’ 등 회사명 또는 주요 출자사명을 제외하곤 펀드명만으로 어느 회사 펀드인지 분간하기 힘들었다.

올들어 이 같은 정형화된 틀이 깨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주 일신창투가 동국제강그룹의 출자로 결성한 ‘U&벤처투자펀드’. ‘U&’라는 다소 엉뚱한(?) 단어를 삽입했다. 이 펀드를 관리하는 김학범 수석심사역은 “‘U’는 최근 유비쿼터스가 화두여서 넣었고, ‘&’ 역시 컨버전스 등 확산에 초점을 맞춰 정했다”고 말했다.

일본계 벤처캐피털인 소프트뱅크벤처스도 이달 15일 ‘레인저(Ranger)’라는 단어를 넣은 ‘소프트뱅크 레인저 펀드’를 출범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팀인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레인저’는 순찰대원·유격대원 등의 뜻을 담고 있는 단어로 이 회사는 이 펀드가 다른 벤처캐피털업체들이 못 찾는 뛰어난 업체들을 발굴해 투자하겠다는 취지에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미래에셋벤처투자와 한미창투는 각각 ‘좋은기업 투자조합 1호’와 ‘바이오토피아 벤처조합’을 올 초 선보였다. 좋은기업 1호는 미래에셋이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기업만을 발굴하겠다는 의지에서 담았으며, 한미창투는 주요 출자사인 충북도가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성장하겠다며 내건 캐치프레이즈를 인용했다.

벤처캐피털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벤처펀드 대부분이 정부나 기관 출자로 결성돼 펀드명에 튀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며 “브랜드 시대를 감안할 때 벤처펀드명도 다양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