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노무현 대통령의 몽골·아제르바이잔·아랍에미리트(UAE) 3개국 방문을 수행했는데 우리 정보기술(IT) 분야의 성장과 이에 대한 각국의 부러움 섞인 시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나눔의 글로벌 IT 상생이 필요하다는 점을 실감했다. 각국은 우리나라의 IT 발전상에 놀라워했으며, 그 같은 노하우를 전수해 IT의 혜택을 같이 누리고 싶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나아가 IT강국으로 자리매김한 우리나라가 손을 내밀어 도와주기를 바라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정보접근센터 구축 지원, 청년봉사단 및 IT 협력단 파견, 해외 IT 분야 인력 초청연수사업 등 다양한 국제협력과 지원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이를 통해 세계 속의 한국 IT 위상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3개국 방문을 통해 여러 가지 일을 겪었다. 첫 방문국인 몽골에서는 몽골이 추진하고 있는 22개 전자정부 프로젝트에 우리의 경험과 노하우를 적극 전수키로 하고 IT 인프라 확충과 관련해 양국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두 번째 방문국인 아제르바이잔에서는 아제르바이잔 통신정보기술부와의 MOU 교환을 통해 IT 인프라 구축 및 첨단 IT 서비스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정보접근센터 구축, IT 인력 양성 및 정책 조언 등 구체적인 협력활동을 전개키로 했다.
마지막 방문지인 UAE에서는 한·UAE 간 IT 장관회담, MOU 교환, 한·UAE IT 비즈니스 포럼 및 DMB·와이브로 시연회 개최 등을 통해 와이브로·홈네트워크·텔레매틱스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몽골·아제르바이잔·UAE는 발전 정도가 다르고 우리와 협력할 수 있는 분야도 다르다. 그러나 3개국 모두 우리의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의 차세대 IT 리더 간담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초에는 50명 정도의 IT 분야 관계자와 양국 정책·협력방향을 논의하려고 했으나 아제르바이잔의 요청으로 아제르바이잔공대에서 300여명이 넘는 IT 전공 대학생, 관련 정부부처 및 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아제르바이잔 IT 부처 차관과 교육부 장관도 참석해 귀를 기울였으며, 국영 TV에서 중계하는 등 그들의 관심과 열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당연하게 알고 있는 IT 정책과 경험이 그들에겐 동경의 대상이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IT 분야에서 하나의 소명의식을 깨닫게 됐다. 우리가 그들을 돕고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국제협력은 획일적인 프로그램에 따라 국가별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진행돼 왔다. 그러나 상대국의 여건이 미흡하다면 협력의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앞으로는 국가별 특수성을 반영, IT 분야 협력 노력이 요구된다.
이번 방문에서 IT 인프라와 콘텐츠가 부족한 몽골·아제르바이잔에 IT 인력 양성, 정보접근센터 구축, IT 정책 조언 등을 통해 이들 나라의 IT 발전을 지원했다. 국제사회의 공동번영에 기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우호적인 환경도 조성했다. 부수적이라기보다는 우리에겐 소중한 자산이 됐다.
중동의 IT 허브인 UAE와의 협력 확대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근 걸프만 중동 연안 국가에 우리가 개발한 와이브로·홈네트워크 등 IT 서비스가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번 방문은 향후 IT 분야에서 전 세계와의 협력을 선도해 나가기 위해 더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협력방안 수립 및 시행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큰 숙제를 남겼다.
◆노영규 정통부 정보통신협력본부장 yknoh@mic.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