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메일 아카이빙 외산 솔루션 "한국 적응하기 힘드네"

외산 업체 중심으로 e메일 아카이빙 제품을 쏟아내고 있지만 현지화에 실패하면서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카이빙 솔루션은 급증하는 e메일 데이터를 단순 백업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저장·검색·복원하는 제품으로, 전자결재 의존 비중이 커지고 법적 용도를 위한 의무 저장 수요가 높아지면서 기업에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문제는 최근 출시되는 대다수의 제품이 한글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 실제 비영어권 언어를 지원하는 2바이트 e메일 아카이빙 제품은 손에 꼽을 정도다.

 허주 한국EMC 부장은 “e메일 아카이빙은 단순한 파일 검색이 아니라 e메일에 포함한 내용까지 검색해야만 해 매뉴얼 차원의 단순 한글화뿐 아니라 한글 검색 엔진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데 부족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국내 기업 대부분이 전용 메일 서버를 개발해 쓰고 있다는 것. 삼성SDS만 해도 오픈 소스인 센드메일(sendmail) 코드를 이용해 자체 설계한 메일 서버를 운영한다. 반면 외산 솔루션은 IBM ‘노츠’나 마이크로소프트 ‘익스체인지’에 최적화해 패키지 형태로 나온다.

 김성업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팀장은 “미국은 노츠나 익스체인지만 지원해도 전체 시장의 80%를 잡을 수 있지만, 우리는 다양한 메일 서버와 그룹웨어를 사용해 외산 솔루션으로 고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주요 벤더사는 e메일 아카이빙의 중요성을 알린 지 수년이 됐지만 아직 시장 확대 발판이 될 ‘레퍼런스’조차 없다. 최근 대기업 고객을 확보한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부 레퍼런스 작업을 진행중이지만, 엄청난 맞춤제작 작업을 약속해야 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국산 e메일 아카이빙 업체가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대부분 다국적 업체와 협력해 현지화 작업을 진행하는 수준이지만 자체 제품을 내놓는 곳도 있다.

 박노원 컴트루테크놀로지 이사는 “한글화가 가능하고 메일 시스템에 관계없이 아카이빙이 가능한 제품 ‘e메일 센터’를 이달 출시하고 다국적 업체 아키이빙 솔루션의 빈틈 공략에 나섰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