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다 생각하는 그렇고그런 게임은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설령 같은 소재라 할지라도 분명 차별화 할 수 있는 요소는 있습니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작품 역시 그렇습니다.”
익스트림 축구게임을 표방하는 소닉앤트의 ‘익스트림 사커’의 박홍수 디렉터의 말이다. 경쟁이 치열한 온라인게임시장에서 남과 같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믿고 있는 그는 개성있는 작품을 만들기위해 끊임없는 자신과의 싸움을 벌인다.
# 취미가 직업으로
그는 사실 전문적으로 게임을 배우지 않았다. 대학시절 전공 역시 게임과는 무관한 경제학이다. “게임을 좋아하긴 했지만, 그것이 직업이 될줄 몰랐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게임회사에 입사지원을 하게됐고, 그렇게 시작한 것이 어느덧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게임관련 전공을 한것은 아니지만, 그는 프로그래밍에 흥미가 있어 학원을 다니기도 하고, 게임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착실히 내공을 쌓았다. 그는 처음 CCR에서 게임운영업무를 맡아 게임에 대한 이해를 높히고, 소닉앤트로 이직해 능력을 마음껏 펼치고 있다.
“게임계 입문 이후 기획단계서부터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금의 사장님과 뜻이 맞아 함께 하게됐고, 작업을 진행하면서 제 능력을 펼칠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어 아주 만족합니다.” 그는 11대11의 정통 축구가 아닌 4대4의 풋살형식이야말로 온라인게임에 적합한 형태라고 생각한다면서, 처음부터 참여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이 열성적으로 임하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경제학적 분석력이 큰 도움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사회를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어요. 분석하고 예측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할까요. 하지만 그게 오히려 게임을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경제학에서 미시와 거시로 구분해 현실세계를 분석하듯 게임을 바라보는 그의 눈은 명쾌하고 예리하다.
이같은 판단력은 첫 작품인 ‘익스트림사커’에 많이 녹아있단다. 우선 발상의 전환을 가져온 골키퍼란 포지션이다. 기존 축구게임에서 골키퍼의 존재는 사용자가 컨트롤하지 않아도 되는 부가 요소에 불과했지만, 그는 골키퍼를 특화시키는 방법을 선택했다.
“사람들이 처음 ‘골키퍼를 인공지능으로 왜 하지 않았냐?’고 물었을때 전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골키퍼 역시 분명 매력적인 포지션이고, 게임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말이죠” 만약 게임을 거시적인 측면으로 바라본다면 온라인게임과 콘솔게임으로 볼 수 있고, 미시적으로 본다면 여러 장르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안에서 다시 나누어보면 장르에 따른 여러 특징들로 세분화될 것이고, 골키퍼를 유저가 직접 컨트롤하는 것은 최하위에 속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는 게임의 특성을 큰 것으로 특징짓기보단 이렇듯 경제학도의 눈으로 세세한 부분부터 특화시켜 그 나름의 색깔을 만들고 있는 듯했다.
# 끊임없는 노력이 살아남는 길
소재를 찾기위해 영화나 책을 자주 본다는 그는, 정작 축구는 잘 못한다고 했다. “축구게임을 만들면서 축구를 못한다는 것이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만, 만약 제가 축구를 잘했다면 아마도 마니아적인 축구게임이 되지 않았을까요?” 온라인 게임은 누구나 쉽게 접근해야하고, 모두가 아는 소재라면 그것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축구게임하면 현실성을 강조한 여러 작품들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게임이 무거워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요.” 그래서 그는 기존 작품들을 전혀 참조하지 않았다고 한다. 프리스타일을 강조한 지금의 작품은 다른 작품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한다.
“게임만큼 창조적인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생각한 것을 그대로 이루기란 어렵지만, 게임은 그런것을 가능케하니까요. 지금 만들고 있는 게임을 마무리하면, 시나리오가 독특한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유명영화감독들이 깊은 철학적 메시지와 자신의 생각이 담겨있는 영화를 만들듯이 말입니다.”
그는 “현재의 모습에 만족하고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은 개발자에겐 독약과도 같다고 생각한다”며 “항상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유저들을 상대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만이 살아남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머지않아 공개될 ‘익스트림 사커’의 모습이 사뭇 기대되는 것은 아마도 이같은 그의 열정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모승현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