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특정 다수의 유저들이 동시에 게임을 즐기는 ‘MMORPG’가 온라인에 이어 모바일 시장에서도 새로운 키워드로 떠올랐다. 사상 첫 실시간 모바일 MMORPG로 평가받는 컴투스(대표 박지영)의 ‘아이모’가 이달말 오픈 베타 테스트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모’는 플랫폼만 모바일일 뿐 게임시스템, 서비스 형태, 수익 모델 등이 기존 PC온라인용 MMOPRG와 같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러나, 아직은 하드웨어(휴대폰), 이용요금, 유저풀 등 관련 인프라의 한계가 많다는 점에서 향후 ‘아이모’의 연착륙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상 처음으로 시도하는 실시간 ‘모바일 MMORPG’란 점에서 마케팅 이슈를 모으는데는 효과를 볼 것이다. 하지만, 제약 조건이 너무 많아 유료화에 성공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 같다.”
“모바일 시장도 RPG의 저변이 무척 넓어졌다. 특히 고기능 휴대폰 보급율이 높아져 이젠 모바일 시장에서도 MMORPG도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본다.”
컴투스 ‘아이모’의 오픈 베타를 코 앞에 두고 업계가 모바일 MMORPG의 성공 가능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시장 상황이 그리 녹록지가 않아 “컴투스의 ‘또 한번의 실험’에 그칠 것”이란 부정론과, “이젠 모바일에서도 이런류의 게임이 성공할만큼 성숙해졌다”는 긍정론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 ‘적정 이용료’가 필요충분 조건
기존 ‘스탠드얼론’ 형식의 싱글 플레이 게임과 달리 ‘아이모’는 온라인게임처럼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게임할 때마다 해당 서버에 접속, 불특정 다수의 유저들과 플레이하는 MMORPG 1호다. 데이터를 교대로 주고받는 이른바 ‘턴제’ 네트워크게임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동시에 주고받기 때문에 매번 막대한 트래픽이 발생, 월 정액 형태로 서비스하지 않으면 유저들을 끌어모으기 어렵다. 종전처럼 패킷당 과금을 할경우 수 십∼수백만원의 이용료가 부과될 수 있다. 따라서, 월정액료를 얼마로 산정하느냐가 ‘아이모’가 연착륙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더욱이 게임 하나당 2000원 안팍의 이용료와 통화료를 내고 다운받은 후 그 게임을 삭제하지 않는 한 무한정 사용하는 기존 VM(다운로드)형 게임에 익숙한 유저들이 매월 일정액의 이용료를 내는 거부감을 어떻게 해소하느냐도 관건이다. 양질의 무료 또는 부분 유료 방식의 온라인 게임이 부지기수인데다 ‘길드워’ 등과 같은 블록버스터 MMORPG의 이용료도 월 1만원 미만대란 점도 보이지 않는 장해요인이다.
개발사인 컴투스와 서비스 사업자인 KTF가 ‘아이모’의 적정 가격 산정에 고민중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초 9000원대로 알려졌던 월 정액도 상당히 낮아졌다.
KTF의 실무 관계자는 이와관련 “5000원대에서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컴투스측은 “무료 베타 테스트를 통해 초기 진입장벽을 극복하고, 장시간의 네트워크 플레이가 필요한 MMORPG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적정 가격을 산정할 수 있도록 KTF측과 막후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6000∼7000원대만 돼도 유저들의 저항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한다.
# 시스템과 ‘타임딜레이’ 극복이 관건
‘아이모’는 경우에 따라 실시간으로 수 천명의 유저가 동시에 플레이할 수 있어 시스템, 즉 단말기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아무리 퀄리티가 뛰어난 온라인게임이라도 PC사양이 따라주지 못하면 효과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 특히 ‘아이모’는 초고속 그래픽칩인 ‘ARM9칩’ 지원 폰을 핵심 타깃으로하기 때문에 시장성에도 한계가 따를 전망이다.
최근 몇년간 ARM9폰이 급증했지만, 여전히 하위 기종인 ARM7폰을 사용하는 유저도 부지기수다. 처음부터 절반 정도의 유저를 목표로 하는 셈. 이럴 경우 자칫 저사양폰을 사용하는 유저들의 불만을 살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저사양폰에서도 돌아갈 수 있도록 게임을 하향 조정하면 자칫 하향 평준화돼 게임의 재미를 떨어뜨리고, 고사양 휴대폰 유저들에게 외면 받게 될 위험이 내포돼 있다. 컴투스측은 이에따라 퀄리티를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ARM7 휴대폰중 사양이 높은 기기를 추가 지원하는 문제를 고려 중이다.
통신속도도 간과할 수 없는 변수다. 이통사의 네트워크 서버와 중계기, 단말기 등 전반적으로 이동통신망이 속도와 안정성이 크게 높아졌지만, 실시간 게임을 즐기기엔 개선돼야할 사항이 많다. 무엇보다 데이터를 주고받는 동안 0.5~2초 정도의 타임 딜레이가 발생, 이동이나 공격, 마법 등 액션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통신상태에 따라 불규칙적으로 수 초의 딜레이가 발생할 수 있어 렉 현상이 우려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접속 서버와 프로그램을 최대한 최적화화하고 부득불 발생하는 타임 딜레이와 렉이 게임 진행에 얼마나 영향을 주지 않느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 게임 완성도가 성패 가를 듯
대규모 동시접속 서버 운영 경험이 부족한 것도 간과할 수 없다. 게임 진행 동안 지속적인 데이터 교환이 요구되는 대규모 네트워크게임의 특성상 서버 부하가 매우 커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운용상의 경험과 노하우가 절대적이다. 특히 ‘아이모’의 경우 오픈 베타 1달 기간 무료 서비스하기로 결정돼 접속자 수가 크게 늘 것으로 보여 안정적인 서버 운영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모’의 성공 여부가 여러가지 환경 상의 제약보다는 게임의 본질인 ‘게임성’에서 갈릴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MMORPG 특유의 중독성과 몰입성을 살릴만한 게임성만 갖춘다면, 환경상의 한계는 극복 가능하다는 것. 업계 관계자들은 “인터페이스, 화면크기, 휴대성, 편의성, 망 환경 등을 십분 고려한 가장 ‘모바일적’인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엠조이넷 강신혁사장은 “같은 물건이라도 산에서 파는 것은 좀 비싸다. 마찬가지로 모바일은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온라인게임과 가격 및 완성도를 단순 비교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KTF관계자도 “게임성 없이는 어떤 플랫폼에서 어떤 게임도 성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공 여부를 떠나 ‘아이모’의 등장은 왑(WAP)에서 VM(다운로드)으로 진화해온 국내 모바일 게임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을 사건이라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실시간 다중 플레이, 오픈 베타, 정액제 모델 등 여러모로 ‘아이모’의 시도가 워낙 참신한 탓이다.
특히 ‘아이모’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장기 침체에 빠진 모바일게임 시장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송병준 게임빌 사장은 “‘아이모’가 ‘리니지’로 대표되는 국내 온라인 MMORPG와 흡사한 게임 방식을 모바일 환경에서 제공, 온라인 RPG 유저를 모바일쪽으로 흡수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시도라고 본다.”고 강조했다.‘아이모’는 국내 1위 모바일게임업체인 컴투스가 다양한 방식의 모바일 네트워크 게임을 개발하며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2004년부터 2년여에 걸쳐 개발한 국내 첫 실시간 모바일 MMORPG이다.
이 게임은 휴대폰 화면을 통해 기존의 PC온라인 MMORPG에서 즐기던 대부분의 기능을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름과 외모, 능력 등을 선택해 자신만의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성장 시킬 수 있고 다른 유저 캐릭터들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거나, PVP(대전), 인챈트, 퀘스트, 아이템 거래 등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기본적인 세계관은 지구의 반대편일 수도, 혹은 아주 먼 옛날의 지구이거나 먼 미래의 지구일 수도 있는 이노티아 대륙에 관한 이야기이다. 직업은 전사, 마법사, 레인저 등 3종이며 기존 온라인게임처럼 지속적으로 스토리, 맵, NPC 등이 확장된다.
<이중배기자@전자신문 김명근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