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용기자의 나노 돋보기](45)골다공증과 나노칼슘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 숭숭 구멍이 난다는 것은 공포다. 특히 우리 어머니들의 뼈로부터 칼슘이 더욱 빠르게 빠져나가 ‘골다공증’을 일으킨다니 가슴 아프다. 그 ‘뼈 시린 고통’을 해결할 방법이 있을까.

한 벤처기업이 “바로 우리”라며 나섰다. 나노분쇄기술을 이용해 나노입자수준이 90%∼100%인 ‘나노칼슘’을 제품화했다는 것.

이 회사 기술이사는 “2005년 초부터 60세∼80세 골다공증 환자 5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수 개월 나노칼슘제제 복용) 실험을 진행중인데 모두 30대 수준의 뼈로 회복됐다”며 “이미 시판중인데다 몇몇 유명 제약사들이 판매독점권을 달라고 아우성”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학교에 의뢰한 동물(쥐)실험에서도 나노칼슘을 강화한 우유를 먹은 쥐의 골밀도가 가장 높게 나왔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획기적인 골다공증 치료제가 나왔다는 얘기인가. 이 질문에 되돌아온 대답은 “건강기능식품임에도 불구하고 제품에 ‘세계 최초 개발’이라는 문구를 쓸 수 있다”는 애매모호함이었다. 아직까지는 칼슘제제를 섭취해 골다공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증거가 모호한 상태다. 나노입자 수준으로 분쇄한 칼슘의 뼈 흡수율, 안정성 등도 믿고 의지할 만한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쥐의 골밀도가 높아졌다고 해서 사람까지 ‘꼭 그럴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도 지극히 위험하다.

특히 환자 50여명 수준의 임상실험이 ‘진행중’이라면 아직 확실한 치료효과를 알 수 없는 상황인데, ‘이미 시판중’이라는 것은 또 무언가.

환자들의 오해나 성급한 기대를 불러올 수 있겠다. 해당 회사가 ‘치료제와 건강기능식품의 차이’를 좀더 명확히 설명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