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시장은 순항중’ 경기가 어려운데도 국내 서버 시장은 1분기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버 시장이 매출 기준으로 작년 동기보다 성장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관련업계는 그동안 하강 곡선을 그려온 국내 서버 시장이 완만한 상승세로 돌아서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해석하며 반색하고 있다. IT전문 조사기관 한국IDC의 최진용 선임 연구원은 “1분기는 비록 대수 위주기는 하지만 성장에 확실한 방점을 찍었다”며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전체 서버 시장도 작년 대비 소폭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중저가 서버가 득세=한국IDC 자료에 따르면 1분기 서버 시장은 한마디로 ‘질보다 양’이었다.
하이엔드 서버(대당가격 50만달러 이상)는 매출이 28% 늘어난 반면에 판매 대수는 무려 67% 이상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하이엔드주력 제품군은 16웨이, 로엔드 주력 제품은 4웨이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x86 서버도 매출기준으로는 불과 3.9% 늘었지만, 대수 기준으로는 40% 가까이 증가해 단가 하락이 가장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분기는 그동안 국내 서버 시장을 주도해온 한국HP가 다소 주춤하는 사이 후발 주자들이 따라붙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최악에 가까운 성적을 냈던 한국IBM과 한국썬의 유닉스 서버 매출은 각각 30%, 10%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만에 메인프레임의 매출도 올랐다. 신규 수요는 없고 증설 물량으로만 한국IBM은 두자릿수, 한국유니시스는 375% 이상 성장했다고 두 회사는 밝혔다.
◇리눅스 성적은 기대 이하=공공·금융·제조·공공 분야에서 업무통합 흐름, 즉 컨버전스가 시장을 주도했다. 여기에 그동안 미뤄왔던 업그레이드 수요가 합쳐지면서 시장을 견인했다.
한국IBM은 기획예산처 디지털회계시스템 등 차세대 공공 프로젝트와 LG화재 리호스팅 사업을 대표 사이트로 꼽았고, 한국썬은 삼성화재·현대하이카다이렉트자동차보험 등을 잇따라 수주, 금융 분야에서 자존심을 세웠다.
한국후지쯔 역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스카이라이프 등 공공 분야가 유통과 함께 매출을 이끌었으며, 한국유니시스는 최근 잇따른 빅딜로 주목받고 있는 이랜드의 오라클 DB서버를 윈도 기반으로 통합해 주목받았다.
기대를 모았던 리눅스 서버 시장은 의외로 성장세가 더딘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HP가 하이엔드 서버 시장에서 리눅스 비중을 지난해 2%에서 3%로 늘렸을 뿐, 대부분 업체는 유닉스가 초강세였다. 리눅스와 윈도 64비트 서버만 취급하는 한국유니시스도 리눅스 레퍼런스는 단 한 곳도 확보하지 못했다.
한국유니시스 관계자는 “리눅스보다 윈도 레퍼런스가 더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뒤집기 가능할까=1분기 시장점유율 순위는 달라진 것이 없지만, 앞으로 뒤집기 가능성은 충분하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국IBM의 1위 탈환, 한국후지쯔의 3위 진입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변수는 많다. 일단 공공분야 프로젝트 향방이 관건이다. 지방선거의 영향으로 2분기 공공 프로젝트는 거의 올스톱 수준이지만 6월 출시될 아이테니엄 듀얼코어 서버(몬테시토)가 변수다.
한국HP는 리스크 칩 기반 서버 매출은 30%가량 감소했지만, 아이테니엄 기반 서버 매출은 크게 늘었기 때문에 몬테시토 서버 출시로 확실한 발판을 다질 계획이다.
한국후지쯔는 수도권에 이어 지방 유통망 확대에 나서면서 한국썬 채널을 빠르게 흡수중이다. 이에 따라 한국HP와는 아이테니엄 서버 시장에서, 또 한국IBM과는 리스크 서버 시장에서 맞붙는 양동 작전으로 시장을 늘려간다는 전략이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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