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도 한창 잘 나가던 사업이 계속 진척되었다면 지금의 BTC정보통신은 없었을 것이라고 회고하는 김성기 대표. 그도 그럴 것이 당시 BTC정보통신은 투명키보드, 지문인식키보드 등 독창적인 기술을 앞세워 세계 PC용 키보드 시장을 이끄는 리딩 컴퍼니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해 하반기 물밀듯이 흘러들어오는 중국산 저가 상품들 앞에 김 대표는 무릎을 꿇고 말았다.
재도약을 위해서는 미련을 버려야 했다. 과감하게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섰고 LCD 모니터 시장에 진출했다. 3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2002년에는 월 5만대 이상의 제품을 생산하면서 국내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어 2003년에는 중소 모니터 업체 처음으로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고 7,000만 불 이상의 수출 실적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올해 상반기, 최신형 20.1인치 TV 일체형 와이드 모니터인 제우스 3000은 말 그대로 초대박을 터뜨렸다. 출시 직후부터 꾸준한 인기몰이를 하면서, 출시 2개월 만에 누적 판매대수 1만 2,000대를 돌파한 것. 한 달에 2,000대만 팔려도 대박상품으로 꼽히는 모니터 시장에서 이 같은 결과는 BTC뿐 아니라 모니터 유통에서도 큰 획을 그었다. 16대 10의 와이드 화면, PC와 TV등 다양한 인터페이스 지원뿐만 아니라 업계 최초로 모니터의 옷을 ‘블랙’으로 바꾸어 디지털TV와 비슷한 산뜻한 이미지 창출도 한 몫을 단단히 했다.
효자상품 제우스가 세운 공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BTC정보통신이 6년 만에 반기순이익 10억원을 달성하여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데 일임한 것이다. 현재 제우스 시리즈에 기대하는 하반기 예상 매출은 80~100억 원 규모. 월 평균 4,000~5,000대 규모의 내수 시장뿐 아니라 3,000~4,000대 정도의 해외 판매도 예상하고 있다. 공략 대상은 유럽과 일본 시장 중심. 이미 키보드를 통해 검증된 생산 능력과 유통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2010년 매출 1조, 순이익 500억 달성이라는 목표 아래 지금까지의 기세를 몰아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7인치 와이드 모델의 지상파 DMB 겸용 내비게이션 단말기는 다음 달에 출시될 예정이다. 그밖에 전혀 새로운 개념의 휴대형 멀티미디어 단말기도 8월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에 있다.
“2006년 5월 현재 BTC는 월 2만대 이상 생산과 월 매출 60억 이상의 규모의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2003년 10월 이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단행한 구조조정에서 조직력 강화와 인재 양성에 초점을 두고 힘쓴 결과입니다.”
김 대표는 300여명에 달하던 인원을 100여 명으로 감축하여 슬림 경영을 하고, 범용 시장이 아닌 특화 시장에서 제품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지금의 BTC를 재기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설명한다. 의료용 특수 모니터 시장의 경우, 그동안 축적된 디스플레이 보드개발 기술을 통해 원하는 색온도와 보정기능 등 고객 맞춤사양을 용이하게 적용할 수 있었으며, 고객별 샘플 제작과 인증 등 작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금년 하반기에는 OEM 고객들과의 주문 계약도 기대되는 바다.
BTC의 비전과 경영이념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핵심에는 ‘인재’가 있다. 임직원들의 실무능력 강화를 위해 매주 정기적인 표준 실무 교육이 진행된다. 또한 별도로 진행되는 각 본부별 사외 교육 훈련 이외에도 견문 확대를 위해 우수 모범 사원에게는 해외 전시관 참관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공은 빠뜨려도 사람은 놓치지 말라고 했던가. 인재를 통해 혁신적인 제품 차별화를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제3의 도약을 이룩할 BTC 정보통신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글 | 김유리 yu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