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음악 수익배분 무엇이 문제인가](상)음원공급 중단 파문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불합리한 모바일음악 수익배분율을 바로잡기 위해 이동통신사와 전면전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불합리한 모바일음악 수익배분율을 바로잡기 위해 이동통신사와 전면전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모바일음악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음반기획사들이 모바일음악 시장에서 자신들의 몫이 적다며 이동통신사와 전면전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중인 협상의 결과에 따라 앞으로는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벨소리로 사용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이통사 폭리 때문에 죽겠다’는 음반기획사와 ‘당장은 조정 여력이 없다’는 이통사, ‘우리를 배제하지 말라’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콘텐츠제공업체(CP)까지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이 얽힌 모바일음악 수익배분 문제의 핵심과 해외사례 및 해결방안을 3회에 걸쳐 알아본다.

 

○음원 공급 중단 파문 일파만파

지난달 27일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20여 명의 가수를 대동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벨소리와 통화연결음 같은 모바일음악 서비스 시장에서 현행 음반기획사 몫인 25%의 수익배분율을 45%로 올려주지 않으면 GM기획 소속 인기 가수 SG워너비를 시작으로 음원 공급을 잇달아 중단하겠다며 이동통신사에 선전포고를 했다.

 유행을 따라가야 하는 모바일음악 서비스에 최신 인기가요가 없다면 치명적이다. 그리고 이같은 우려는 만인에미디어가 지난달 31일로 끝난 SK텔레콤과의 계약연장을 포기하면서 현실화됐다. 바이브·이수영·플라이투더스카이 등 인기가수 음악이 SKT 서비스에서 사라졌다. 2일 협상에서 음악업계와 이통사가 이달 말까지 수익배분율 조정 협상을 진행하기로 하며 일단 파국은 막았지만 개별 업체 협상에 따라 음원 공급은 언제든지 중단될 수 있다.

 이번 사태는 유통·서비스 업체가 주도해온 디지털음악 시장에서 콘텐츠 생산자의 힘이 커지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1년여 전에는 이통사의 월정액 무제한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에 반감을 가지면서도 기존 모바일음악 시장 수익을 생각해 순순히 따를 수밖에 없었던 음악업계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호황과 함께 힘을 축적하고 제 몫 찾기에 나선 것이다.

 음악업계가 이처럼 강력한 힘을 보인 적은 없었다. 과거 MP3폰이나 벅스·소리바다 문제를 풀때와 달리 이번에는 ‘요율 인상’이라는 확실한 공동 목표가 생겼다. 방극균 음악산업포럼 위원장(예전미디어 대표)은 “연제협 중심의 대응팀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요율 인상이라는 기본 생각에는 동의한다”며 “상황에 따라 공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음악업계가 킬러 콘텐츠를 무기로 시장에서 절대적인 힘을 발휘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이미 다양한 영역에서의 투자가 이루어져 있는 음악 시장에서 콘텐츠의 독점적 권리를 행사하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현재 언론을 통해 강경파로 비치고 있는 GM기획은 지난해 말 모바일 콘텐츠제공업체(CP)인 다날로부터 50억 원을 투자받고 주요 음원의 디지털 유통권을 부여했다. 이같은 계약관계 때문에 GM기획 임의로 음원 공급을 중단하기는 힘들다. 게다가 다날은 모바일음악 수익배분 문제에서 CP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최근 결성된 ‘모바일뮤직발전위원회’의 일원.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음악업계와 IT업계 간에 다양한 협력관계가 구축돼있어 이번 사태 역시 합리적인 선에서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관건은 사업자들은 물론 음악시장 발전의 또 다른 주요 축인 소비자가 상처를 입지 않도록 협상에 속도를 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