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제2의 구미` LG 난징 PDP법인을 가다

LG전자 난징 PDP법인의 PDP TV 생산라인에서 현지 조립공들이 바쁘게 TV를 조립하고 있다.
LG전자 난징 PDP법인의 PDP TV 생산라인에서 현지 조립공들이 바쁘게 TV를 조립하고 있다.

“8월이면 타임머신TV도 상륙합니다.”

 42인치 PDP TV 조립이 한창인 LG전자 난징PDP 생산법인(이하 PDP법인) TV조립공장. PDP 모듈을 TV로 탈바꿈시키는 조립공들의 손놀림이 쉴새없이 분주하다. 전철완 생산부장은 “64초마다 PDP TV 한 대가 쏟아져 나온다”고 자랑했다.

 중국의 남쪽 수도로 불리는 난징(南京). 도심에서 차로 10km 가량 달리면 LG의 세계 3대 디스플레이밸리로 꼽히는 ‘LG산업원’이 펼쳐진다. PDP 생산법인은 60만평 규모의 이 곳 중심부에 LG필립스LCD 난징법인과 4차선 왕복도로 ‘LG로’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마주 보고 있다.

 공장 안내를 직접 맡은 양정배 난징 모니터·PDP 법인장(부사장)은 “10만평 규모의 난징 PDP법인은 한마디로 제2의 구미”라고 소개했다. 난징 PDP법인은 해외 PDP생산기지로는 유일하게 PDP 모듈과 TV 완제품을 일괄 생산한다. 올 들어 중국 TV업체의 PDP모듈 수급물량 60%를 공급하며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더 넓은 잔디밭이 인상적인 PDP법인에 들어서면 ‘NO없는 도전(메이요 부티 타오잔)’ ‘내가 아닌 우리(부스 워스 워먼)’ 등 중국어로 적힌 대형 현수막이 방문객을 압도한다. “가자 블루오션으로” “5%는 불가능해도, 30%는 가능하다’ 등 한국에서 본 슬로건도 공장 곳곳에서 반겨 마치 구미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TV조립공장과 달리 ‘철통보안’이 철칙인 PDP모듈 공장 입구에는 ‘카메라 촬영 금지’라는 문구가 선명하다. LG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양산적용한 필름필터 공정이 구미와 똑같이 구현돼 있기 때문이다. 필름필터, TCP·FPC, PCB 등 각종 부품이 패널에 하나씩 탑재되면서 마무리되는 모듈 생산공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신뢰성 실험실. 이곳에서는 완성된 모듈의 샘플을 뽑아 극한상황에서 검사한다. 영하 30도, 영상 80도, 습도 96% 등 ‘잔인한 조건’이 주어진다.

 구미에서도 똑같은 업무를 했다는 품질보증그룹 남상옥 그룹장은 “신뢰성 실험실은 차이나 디스카운트에 대한 유럽 바이어들의 선입견을 확 바꿔놓는 명소”라고 귀띔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관리로 유명한 구미의 신뢰성 테스트가 그대로 반영되는 현장을 목격하고 감탄사를 연발한다는 것.

 지난 2003년 말부터 가동한 PDP모듈 공장은 다음달 중순 누적생산량 10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연간 생산량은 작년보다 100% 성장한 12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PDP 모듈은 중국시장은 물론 CIS, 중동으로도 수출된다.

 PDP법인을 비롯한 최첨단 디스플레이밸리를 조성하면서 LG는 난징 시민들로부터도 인기가 높다. 현지 채용인인 장시안동 모듈생산부장은 “중국 정부가 ‘외국기업의 브랜드를 따와 ‘LG산업원’이라는 지명과 ‘LG로’라는 왕복 4차선 공식도로명을 지어준 것 LG가 처음”이라며 “난징 시민들은 LG를 90년대 후반부터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난징시의 동반자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법인장은 “LG산업원에는 원우·한성전자 등 한국 협력업체들이 8만평 규모로 동반진출해 상생협력의 모범 현장으로도 꼽히고 있다”며 “2010년까지 4000만대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디지털TV 시장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난징(중국)=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