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삼성전자의 서버 시장 점유율(x86)이 무려 15%까지 올랐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3∼5%에 불과한 성적에 비하면 괄목상대한 신장세다. 지금의 ‘삼성 스마트 서버’를 있게 한 주역이 바로 삼성전자 전문 유통업체인 제이엔테크다. 이 회사는 사실상 ‘삼성 서버 역사의 새로운 원년’으로 기록될 올해, 공교롭게도 회사 설립 꼭 10년을 맞았다.
제이엔테크 라진성 사장(44)은 “창립 10년을 맞는 올해 40명이 넘는 직원 모두가 동남아 여행을 다녀왔다”면서 활짝 웃었다. 제이엔테크는 삼성전자 가전제품 대리점으로 출발했다. 수원·용인·화성 등 경기 지역에 100∼200평 규모의 삼성 디지탈프라자 4개를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가전 제품으로는 유명하지만 굳이 시장에서 ‘열세’였던 서버 공급에 나섰던 이유는 단 하나, 삼성의 기술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소비자 대상의 대리점 영업(BtoC)에 성공하자 기업 시장도 해 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소비자와 기업 제품을 기반으로 시너지도 내고 싶었습니다.”
물론 삼성전자 서버 사업은 생각 보다 쉽지 않았다. 국산 주전산기를 썼다가 고생했던 고객은 국산 서버라면 고개부터 흔드는 편견도 적지 않았다. 삼성전자 역시 소비자 시장은 강했지만, 전형적인 기업용 시장을 다루는 데는 약했다.
“철저한 고객 만족 서비스가 비결이었습니다. 삼성전자도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면 바이오스와 보드 엔지니어를 급파할 정도로 공을 들였습니다. ”
라 사장은 지금은 삼성전자 내에서 서버가 휴대폰 반도체 LCD에 밀리고 있지만, 언젠가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믿고 있다. 서버는 인프라 기술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서버 유통은 그 때를 내다본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라 사장은 최근 유통 파워를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자체 ‘무기’도 준비 중이다. 최근 내놓은 ‘제니아시티(JENIA CITY)’가 그것. 유비쿼터스 시대에 맞춰 설계된 시설물 시스템 통합 관리 솔루션이다.
그는 최근 연세대 경영대학원에서 ‘매니지먼트’를 공부하고 있다. 기업 10년 차 그 이후를 고민하기 위해서다. “대신증권 전산팀을 떠나 막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노력한 만큼 성과가 보인다는 생각에 마냥 즐겁고 자신에만 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업은 하면 할수록 더 힘들더군요. 10주년을 맞은 제이엔테크의 올해 가장 큰 목표라면 ‘지속 가능한’ 다음 10년의 기업 기반을 다져놓는 것입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