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트리즈 교육` 뜬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강조하는 ‘창의적인 삼성의 문화’, 이른바 ‘마하경영’ 문화를 정착시킬 조직 ‘삼성트리즈협회(Samsung TRIZ Association)’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5월 초 발대식을 가진 트리즈협회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전기·삼성종기원·삼성SDS·삼성코닝정밀유리·삼성SDI 등 그룹 7개사가 참여했다. 외형적으로는 러시아에서 개발된 트리즈 기법을 활용한 특허 발명 등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이 회장이 주창한 ‘마하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삼성 구성원의 사고의 변화를 꾀하는 것이 기본 목표다.

 삼성이 트리즈 교육에 나서는 것은 초일류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임직원의 사고방식이 창의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혁신’에 근거를 둔다. 전투기가 이륙 후 마하3의 속도를 넘으려면 그에 따른 부품이 최고로 바뀌어야 하는 것처럼, 삼성이 초일류로 도약하려면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는 다 바꿔야 하는 임무를 삼성트리즈협회가 맡은 셈이다.

 ‘트리즈’는 1940년대 옛 소련 해군특허청 소속 발명가 겐리흐 알트슐러가 찾아낸 ‘발명과정에는 일정한 원리와 패턴이 있다’는 내용의 창의적 사고를 위한 방법론이다. 1998년 기술적 문제를 고민하던 삼성 직원이 트리즈 기법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한 후, 2001년에 기술총괄 내에 트리즈추진사무국이 만들어지면서 서서히 확대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트리즈 교육 수강자는 1200명으로, 이중 국제 공인 트리즈 전문가도 98명이나 배출됐다. 여기에다 트리즈를 활용한 특허출원이 300여건에 이르자 삼성 그룹 공식조직으로 확대키로 했다.

 회장에는 이기원 삼성전자 부사장이, 부회장은 김세현 삼성전자 상무가 맡았다. 임원진은 각 회원사가 매년 돌아가면서 맡기로 정해졌다.

 삼성은 분기마다 교류회를 개최하고, 국내외 임직원이 참여하는 삼성트리즈 콘퍼런스도 추진한다. 의견 교환을 위한 웹진도 창간된다. 분기별 교류회에서는 각 회원사 자체적으로 개최하던 사례발표회를 토대로 모든 회원사 간 사례가 공유된다. ‘트리즈 웹진’은 기존 삼성전자에서 발행하던 뉴스레터 형태의 소식을 웹으로 공유하고, 이를 타 회원사와 함께 공유하는 형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관심을 모은 트리즈 콘퍼런스는 삼성종합기술원이 주관해 매년 개최한다.

 삼성트리즈협회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삼성전자에서는 상반기에만도 온라인 교육을 통해 600여명이 수강했다. 40시간 과정의 응용교육에는 200여명이, 40시간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5개월간 2개의 프로젝트 수행 및 2개의 특허를 출원할 경우 국제공인 2레벨 인증서를 받는 인증과정에도 40여명이 참여중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러시아 전문가 1명 및 통역을 포함한 5∼6명의 트리즈 추진조직을 VIP(Value Innovation Program)센터 내에 운영하고 있다. 올 10월 이전에는 러시아 전문가 2명을 추가 보강할 계획이다. 이 중 전문가 한 명은 트리즈 마스터로 알려졌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