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스트]이강진 하멜린 CTO

“ ‘강진축구’는 사실 재미삼아 테스트했던 작품입니다. 최초의 온라인 축구게임이라고 하기엔 너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죠.” 우리나라 최초의 온라인 축구게임인 ‘강진축구’를 개발한 이강진 하멜린 CTO의 말이다.

처음 ‘강진축구’가 선보였을 때 사람들은 10대 10이라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이 작품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여기에 코믹과 엽기를 추구하는 게임의 특징을 잘 살린 갖가지 캐릭터들과 스킬은 온라인 축구게임의 매력 속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사내에서 네트워크 테스트용으로 시작했던 것에 조금씩 살을 붙여나가면서 ‘강진축구’가 된 것이죠. 방구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스킬에 적용시키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만든 작품입니다.”

# 꿈은 이루어진다

많은 관심 속에 ‘강진축구’를 선보이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어느정도 구축한 그는 꿈을 실현해나가기 위해 아담소프트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들과 함께 현재의 하멜린스튜디오를 만들게 된다.

그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한다는 것이 저에겐 큰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개발자로서 만들고 싶은 작품이 있었기에 실천에 옮길 수 있었다”며 “어느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개발에만 몰두하고 있는 지금, 그래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고집만을 내세우며 개발에만 신경쓰는 것은 아니다.

팀원들과 항상 의견을 조율하고 교환하면서, 자칫 독선으로 흐를 수 있는 것을 경계한다고 했다.

“제 아무리 훌륭한 개발자라고 해도 혼자 모든 것을 다 할 순 없습니다. 각자의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서로간 충분한 대화가 이루어질때 작품성있는 게임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자유로운 의사 소통이야말로 게임 개발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온라인 게임의 핵심은 유저 상호간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이 없는 온라인 게임은 진정한 온라인 게임이라고 볼 수 없죠. 그런 온라인 게임을 만드는 입장에서 서로간 대화가 없다면 모순 아니겠습니까?”

# 게임의 본질 ‘역동적 액션’

그는 개인적으로 2D게임의 작품을 선호한다고 했다. “2D는 뭐랄까요? 한눈에 모든 상황이 판단가능해 직관적이라고 할까요? 본능에 충실하도록 하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엔 그래픽 기술의 발전으로 3D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2D만이 가지고 있는 느낌은 절대 따라 올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이런 그의 말을 뒷 받침 하듯 그가 만든 작품은 ‘강진축구’에서 ‘윈드슬레이어’ 그리고 현재 개발 중인 ‘플레이 메이커’까지 모두 2D 기반의 작품이다.

“물론 2D를 언제까지나 고집할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 게임은 액션이 중요하고, 그런 액션의 맛을 제대로 표현해내기위해선 2D만큼 확실한 수단은 없다고 봅니다.” 모든 상황이 한눈에 들어오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강조한 2D야 말로 그가 추구하는 게임에 가장 적합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마우스만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은 본질을 잊어버린 것이예요. 쉴새없이 키보드를 연타하고 땀을 흘리면서 게임에 몰입해야만 그 작품의 참맛을 알 수 있죠. 그리고 그런 게임이야말로 제가 추구하는 이상입니다.”

스포츠 장르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그가 추구하는 이런 게임에 대한 이상을 가장 잘 구현해 낼 수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 스포츠 전문 브랜드 꿈 꿔

“게임 개발은 마약과도 같아요. 본인이 만든 것을 다른 누군가가 재밌게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전율이 느껴지거든요. 그리고 그 느낌을 경험해 본 사람은 절대 잊지 못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누군가 자신의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개발자들은 보답을 받고 있는 것이죠.”

그가 대기업의 높은 연봉을 무시하고 본인의 꿈을 이루고 있는 것은 이런 개발자로서 느꼈던 희열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처음 입사했던 회사에서 재미삼아 만들었던 ‘강진축구’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큰 돈을 들여서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게임의 본질을 얼마나 잘 살려내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기에 그는 앞으로도 개발에만 집중할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EA와 같은 스포츠 전문 브랜드 게임을 만들고 싶은 것이 개인적인 욕심입니다. 아직은 많은 부분이 부족하지만 게임은 자본이 많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생각입니다.”

그가 현재 만들고 있는 ‘플레이 메이커’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날지 기대되는 것은, 게임에 대한 그의 열정과 그가 꿈꾸는 미래, 그리고 그가 선보인 작품들이 이런 생각을 갖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모승현기자@전자신문 사진 =한윤진기자@전사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