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식 소재는 디지털전자 제품의 감초

구식 소재는 디지털전자 제품의 감초

고무나 섬유·도료처럼 사양산업 취급을 받던 구식 소재가 첨단 IT제품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구식 소재를 만들던 업체는 이들 제품에 첨단 기술을 더한 후 디지털가전이나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동아화성(대표 임경식)은 고무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변신시켰다. 31년 동안 고무라는 한 우물을 판 이 회사는 드럼세탁기용 도어개스킷을 개발, 외국 제품을 몰아내고 국내 시장을 단번에 휩쓸었다. 도어개스킷은 드럼 세탁기의 문에 들어가는 고무로 물을 새지 않도록 만든다. 언뜻 보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랫동안 밀착을 유지하는 기술이 녹아 있다. 현재 동아화성은 국내 가전3사는 물론이고 일본의 도시바·샤프·마쓰시타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 최근 중국 1위 가전업체인 하이얼과도 공급 계약을 했다.

 은성코퍼레이션(대표 이영규)은 나노 기술을 바탕으로 섬유의 첨단화에 도전하고 있다. 이 회사는 목욕용품이나 부엌용품을 만들어왔는데 여기서 쌓은 극세사 기술에 나노 기술을 더해 직경 800㎚급의 나노 섬유를 만들어냈다.

이 제품은 미크론 단위의 미세 먼지는 99.9999% 걸러낼 수 있어 반도체 클린룸용 와이퍼, 정밀 울파 필터 등에 사용된다. 은성코퍼레이션은 충북 음성에 나노 섬유 공장을 조만간 완공하고 본격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회사는 나노 섬유 기술을 이용해 초경량 방탄복이나 2차전지 격리막·인조피부·세균보호복 등을 차례로 개발할 방침이다.

 SSCP(대표 오정현)는 도료에 새로운 가치를 입혔다. 이 회사는 초창기 일반 건축용 페인트로 출발했지만 IT제품에 특화된 도료로 방향을 선회, 큰 성과를 거뒀다. SSCP는 무려 2만 가지 색상의 도료를 생산할 수 있는데 부드러운 촉감과 재질표현은 물론이고 항균, 열 흡수 및 반사 기능 등 대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특히 SSCP의 도료는 환경오염 물질을 없앤 친환경 제품이다. 이 회사는 국내 디지털전자 시장에서 머무르지 않고 중국과 태국에 해외법인을 설립했으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진출도 꾀하고 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