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가전이 가전업계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리미·전기그릴·무선주전자·커피메이커 등 ‘테팔’ 브랜드로 유명한 그룹세브는 세계적으로 2초마다 6명의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테팔’ 브랜드는 인기가 높아 4년만에 매출이 10배나 신장했는가 하면, 무선주전자는 지난해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기도 했다.
필립스전자도 반도체·의료기기 등 굵직굵직한 사업들이 있지만, 믹서·토스터·면도기 등 소형가전 부문이 전체 매출의 20%에 육박할 정도로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필립스전자 문성호 차장은 “매출은 논외로 치더라도, ‘필립스’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일등공신”이라며 소형가전 사업의 의미를 지적했다.
국내 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엔유씨전자의 경우 분쇄기와 발효기 각각 누적 판매대수가 700만대, 250만대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청국장 제조기로만 80만대, 190억원어치를 팔았다. 지금은 주서와 믹서, 슬라이서가 결합된 콤보 제품으로 분쇄기 틈새시장을 개척중이다.
이는 소형가전 제품이 소모성 제품으로 교체주기가 빠르고, 가격대도 저렴해 손쉽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냉장고·세탁기 등 대형 생활가전이 장치산업으로 대규모 투자는 물론 LG·삼성 등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소형가전은 상대적으로 투자비가 적고 대기업의 영향권에서 자유로운 것도 한 몫 하고 있다.
특히 생활 중심이 거실에서 주방으로 이동되고, 웰빙이 문화 코드화되면서 주방 소형가전이 새롭게 주목받는 추세다.
밀레코리아 안규문 사장은 “주방은 가족 대화의 공간이자, 손님을 접대하는 중심이 되고 있다”며 “편안한 삶을 만들어 주는 주방가전제품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이제까지 청소기 등 생활가전에 주력하던 일렉트로룩스코리아도 주방가전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할 방침이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는 세련된 디자인의 소형 주방가전을 3분기 출시, 바람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