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反 아이팟` 정서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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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이 유럽대륙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반 아이팟·반 아이튠스’ 정서의 해법에 고심하고 있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에 이어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가 디지털 음원의 기기간 호환을 허용하라며 애플 을 압박하고 나섬에 따라 위기에 몰린 애플이 유럽지역 아이팟, 아이튠스 사업을 어떻게 풀어 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애플에 불의의 일격=이들 북유럽 3국의 법원은 지난주 아이튠스에서 판매한 음원을 아이팟에서만 사용하게 하는 애플의 정책이 업체간 경쟁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또 애플이 폐쇄적인 음원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경우 아이튠스 접속을 차단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애플로서는 지난달 프랑스 상원이 음원의 기기간 호환성을 규정한 디지털저작권관리(DRM)법안을 통과시킨데 이어 또 다른 타격이다.

더 큰 문제는 다른 유럽국가들도 디지털 기기간의 음원 호환성을 요구하며 ‘애플 때리기’에 동참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점유율 80%는 곤란하다=유럽 지역에서 애플에 대한 견제 움직임이 확산되는 것은 디지털 음반시장의 80%를 점유한 애플에 대한 음반업계의 반감과 소비자 권리 보호를 내세운 소비자단체들의 반 애플 전선구축 움직임 때문이다.  

지난주 영국음반협회(BPI)는 영국의회에 “애플이 음원의 기기간 호환을 거부하는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터 제미슨 BPI 회장은 “애플이 디지털 음반산업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80%에 이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최근 뉴욕의 5번가의 애플 매장에는 시위대가 들이닥쳐 “애플은 소비자 권리를 제약하는 기술적 장벽을 당장 풀라”며 폐쇄적 디지털저작권운영(DRM)정책에 대한 전환을 요구했다. 스칸디나비아 3국에서 애플을 축출하자고 나선 주역도 소비자단체 소속 소비자들이다.

<>모델 유지 목소리 만만찮아=애플은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유럽 각국의 압력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경우 애플은 스칸디나비아 3국을 비롯한 일부 유럽시장에서 아이튠스 사업을 접고 철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압력을 수용하자니 그동안 아이팟과 아이튠스를 한데 묶어 판매해 온 애플의 사업모델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부담이 너무 크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이팟에 대한 소비자 충성도가 워낙 높기 때문에 애플이 기기간 호환성을 보장한다고 해도 아이팟, 아이튠스 매출이 줄어드는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한다.

이러한 가운데 애플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애플이 없었다면 디지털 음악시장은 지금의 절반도 못미쳤고 새로운 사업모델을 위해서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으면 돈을 벌 권리도 있다는 것이다. 강제로 아이튠스 접속을 폐쇄할 경우 열렬한 아이팟 마니아들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주피터 리서치의 마크 밀리간 애널리스트는 “X박스와 PSP의 호환성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유독 음원만 문제 삼는 것은 상식 이하의 행태”라며 구시대의 법률로 새로운 산업을 재단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유럽시장에서 애플이 어떤 선택을 할지 세계 디지털 음반업계가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