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신개념통신서비스]컨버전스 단말·기술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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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텔레콤이 최근 선보인 ‘기분존’은 통신시장의 영역파괴를 가속화시킨 대표적 상품이다. 블루투스 기술과 할인 요금제를 결합한 ‘기분존’은 유선전화 보다 저렴한 요금을 앞세워 출시 초기임에도 3만명이 넘는 신규가입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사실 유·무선 사업자 간 경쟁이 이미 본격화된 해외 시장에서는 ‘기분존’ 같은 신규 상품이 배출된 지 오래다.

 독일 O2는 99년부터 가정 반경 500m 지역에서 발신 또는 착신 시 유선전화 요금을 적용하는 ‘홈존(HOME ZONE)’ 서비스를 통해 신규 가입자의 70% 이상을 끌어 모으고 있다. LG텔레콤이 블루투스 기반으로 가입자 위치를 확인하는 반면 O2는 기지국 장비를 활용한 것이 다를 뿐이다. 영국 BT도 블루투스 엑세스포인트(AP)를 활용해 인터넷전화(VoIP)와 인터넷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홈허브(HOME HUB)’를 내놓기도 했다.

 통신시장의 영역을 파괴하는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최근 새삼 주목받는 것이 컨버전스 단말 및 기술이다. 결합상품 규제로 다양한 요금제 발굴에 발이 묶여 있는 국내 상황을 감안하면 영역파괴 상품의 출발이 단말 및 서비스 기술로 먼저 구현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올해부터 결합상품 규제롤 완화키로 함에 따라 통신사업자들의 컨버전스 단말 개발 열기가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집전화와 CDMA 이동전화를 결합한 ‘원폰’을 선보여온 KT는 최근 컨버전스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올 연말 선보이는 새 원폰은 단말기에 블루투스 대신 와이파이 모듈을 장착할 예정이다. 서비스 면에서는 기존 원폰과 다를 게 없지만, 기술적으로는 IP 기반의 유선전화 서비스의 개시한다는 점에서 향후 할인 요금제 선택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가정 내 무선 인프라의 연장선상에서 볼 때 와이파이 기반 원폰은 블루투스용 AP를 따로 보급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고 가정에서 통일된 IP 기반의 유무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KT는 초고속휴대인터넷 와이브로 상용화에 맞춰 와이브로와 CDMA 음성통화를 결합한 듀얼밴드듀얼모드(DBDM) 을 비롯, 와이브로+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단말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데이콤과 LG텔레콤도 내년 중에 와이파이폰과 이동전화 결합상품을 출시키로 하고 통합단말기 개발에 착수했다.

 데이콤 관계자는 “내년 무렵이면 와이파이폰과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까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결합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방송 사업자 제휴 등을 통해 TPS에 방송서비스까지 묶으면 이른바 쿼드로플플레이서비스(QPS)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푸시투토크(PTT), 인터넷전화, 인스턴트메신저(IM) 등 이동전화 기반의 컨버전스 기술을 활용한 상품도 영역파괴의 단초로 작용할 기술이다. LG텔레콤은 ‘기분존’에 이어 기존 이동전화에 무전기의 그룹통화 기능까지 구현한 푸시투토크 서비스를 하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 무선 기반의 인터넷전화도 음성 요금을 파격적으로 할인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후발사업자를 중심으로 도입이 점쳐진다.

 업계의 관계자는 “통신시장의 영역파괴가 가속화되면서 그룹 간의 경쟁 뿐만 아니라 그룹사 내부 유무선 사업자 간 경쟁 양상까지 만들어 지는 추세”라며 “컨버전스 기술을 활용한 신규 단말 개발 및 할인 요금제 개발을 둘러싼 통신 그룹 및 계열사 간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