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전자 수출 이곳이 블루오션](1)덴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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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는 미국·일본·중국에 이은 디지털전자 산업 4대 강국으로 꼽힌다. 반도체·휴대폰·가전을 비롯한 디지털전자 분야는 지난해 IT 수출 1000억달러를 달성한 성장동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도 가격 경쟁이 점점 격화되고 있어 수출 지역 다변화 및 차세대 u가전 개발 등 새로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KOTRA는 20일 발간하는 ‘2006 주요국 전자산업 동향 및 진출방안’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전자 수출 유망 국가 10곳을 선정, 새로운 진출 전략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신흥 지역 5개국에 대한 수출 전략을 5회에 걸쳐 미리 소개한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시내에 위치한 대형 전자매장 포나(Fona). 규모가 크면서도 은은하고 고급스럽게 장식된 매장 안에 코펜하겐 시민들이 매장 곳곳에 진열된 노트북PC·대형가전을 살펴보느라 여념이 없다. 이 매장 관계자는 “최근 덴마크 경기 호황에 따라 일반인의 소비 지출이 늘고 있다”며 “특히 평판TV·휴대폰·TV셋톱박스 등 전자제품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덴마크는 심각한 저성장을 겪고 있는 EU 국가들 가운데 드물게 지난해 3.4%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실업률이 4.9%에 불과한 것에서 보여지듯 현재 경제 상황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적잖은 지출이 전자제품 구매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KOTRA 코펜하겐 무역관의 설명이다.

 덴마크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평판TV 수입 규모는 총 12만여대로 2004년 3만3000여대에 비해 무려 4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전자제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덴마크는 최근 전 세계 전자 글로벌 기업의 신흥 공략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덴마크 전체 전기전자 제품 수입 시장은 총 112억달러 규모에 이르고 있다.

 물론 한국 제품은 이 가운데 9700만달러가량을 차지해 전체 덴마크 수입 시장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전자 강국의 위상치고는 아직 초라한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국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판매량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어 전략을 제대로 세운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난해 10월 덴마크 소비자 단체가 시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LG·소니·JVC·히타치·파나소닉·삼성·톰슨 7개 브랜드의 42인치 PDP TV를 대상으로 실시한 품질 평가에서 LG 제품이 1위를 차지했으며 32인치 LCD 제품에서는 삼성이 중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석기 KOTRA 코펜하겐무역관장은 “덴마크에서는 한국 전자제품은 일본이나 유럽 제품과 비교해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소비자 인식”이라며 “특히 대기업 제품은 최고의 품질로, 중소기업 제품은 중국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품질 면에서는 월등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잠재성이 높다”고 전했다.

 포나를 비롯해 하이파이클루벤숍·메를린숍 등 대형 전자제품 유통 매장에서는 최근 들어 제품군 확대를 모색하면서 유명 브랜드 외에 다른 제품군으로 수입을 다양화하는 추세다.

 메를린숍 매장 매니저는 중국 제품은 품질 면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유럽 제품과 비교해도 품질이 대등하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한국 제품 수입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한국 제품의 장점으로 납기를 정확하게 지키고 숙련된 기술인력 보유로 기술적인 지원이 원활하다는 점을 꼽았다.

 한국의 덴마크 수출 품목은 휴대폰·위성방송 수신기·진공청소기·컬러TV·냉장고 등이 주도하고 있으나 품목을 다양화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평판TV 수출은 3800여대에 달해 2004년 대비 651% 증가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또 블루레이·MP4플레이어 등 제품 수명주기에서 도입기에 있는 첨단 신기술 제품도 유망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2009년까지 TV 방송을 완전 디지털로 전환한다는 계획에 따라 디지털 셋톱박스도 블루칩으로 꼽힌다.

 KOTRA 해외조사팀은 “덴마크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전체 판매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대규모 유통 체인을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덴마크인들은 제품이 차별화돼 있을 경우 비용이 좀 들어도 고품질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 경향이 있으므로 저가 제품 판매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유럽은 EU 내 인근 국가와 거래 경험이 있을 경우 일단 신뢰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를 충분히 활용하고 디자인을 중시하는 유럽인들의 입맛에 맞는 상품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