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삼성 `WCG 결별`

 문화관광부가 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후원하는 국제 e스포츠 대회인 ‘월드사이버게임즈(WCG)’의 공식적인 지원을 않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화부는 그동안 공식적으로 WCG를 후원, 매년 수 억원의 자금 지원과 함께 장관이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공동 조직위원장을 맡아 이 행사를 적극 지원해왔었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문화부로부터 더이상 WCG를 지원할 수 없다는 방침을 전해들은 것으로 안다”면서 “자금 지원 자체의 문제는 없겠지만, 정부가 공식 후원하지 않는 만큼 명분상의 다소 타격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부가 WCG에 대한 공식적인 지원을 중단키로 한 것은 WEG, CKCG 등 우리나라가 주관하는 국제 e스포츠 행사가 많은데 유독 WCG만 지원하는 것이 명분이 떨어지는 데다 관련 국제 e스포츠행사 주간사들의 반발이 일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화부는 특히 게임산업 진흥 및 건전게임 문화 조성을 위한 정부 예산이 크게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거대기업인 삼성전자가 주관하는 국제 행사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에 대한 심적 부담이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의 실질적인 마케팅 이벤트인 WCG에 장관까지 나서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것에 대해 반대 여론이 적지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특히 경기 종목 자체가 외산 일색이어서 게임 산업 주무 부처인 문화부로서도 더욱 명분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부의 공식 지원이 전격 중단됨에 따라 앞으로 WCG는 국제적인 공신력에 적지않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 e스포츠대회라는 상징성에도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스포츠계 한 관계자는 “규모면에서 WCG가 다른 국제대회를 압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성격 자체가 ‘삼성 홍보용’ 성격이 강하다는게 아킬레스건이었다”며 “향후 타 국제대회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 e스포츠 대회를 놓고 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WCG2006’은 각 참가국별 지역 예선을 거쳐 오는 10월18일부터 5일간 이탈리아 남부 휴양도시 몬자에서 결선이 열릴 예정이다.

 

<이중배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