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사령탑](60)진기범 기상청 정보화관리관

[정보화 사령탑](60)진기범 기상청 정보화관리관

 “우리나라 기상 정보화의 목표가 바뀔 때입니다.”

이달 예보관에서 기상청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지 100일을 맞은 기상청 진기범 정보화관리관(48)은 지금이 우리나라 기상정보화의 ‘터닝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동안 슈퍼컴 등 인프라를 갖추는 데 급급했다면 이제는 슈퍼컴에서 쏟아져 나오는 정보를 제대로 분석하고 전달, 이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적인 전략을 짜야 할 때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현재 시험 운용 중인 디지털 예보입니다. 그래픽 모듈 개발과 데이터베이스 개선으로 이제 읍·면 동 단위의 상세 일기 예보가 가능해졌습니다. 맞춤형 일기 예보 시대는 하드웨어 인프라 기반 위에 소프트웨어 기술이 뒷받침할 때 가능한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데이터를 수집하고 제공하는 유비쿼터스 기상 예보를 위해서는 표준화 시스템 마련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1월 개통할 종합기상정보시스템(COMIS-3)도 기상 자료관리 체계 표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기상청 정보화 담당관으로는 처음으로 “기상청 전산실을 아웃소싱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웃소싱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할 계획이지만, 핵심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2009년을 목표로 현재 기상청 슈퍼컴 2호기보다 최소 10∼20배 이상 성능의 슈퍼컴 3호기를 도입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진 관리관의 관심은 기상청 내부 정보화에 국한한 것은 아니다. 각국 기상청 CIO가 모두 모이는 세계기상기구(WMO)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하는 등 국제 사회에서 우리나라 기상 정보화의 위상을 새롭게 다져나간다는 계획이다.

진 관리관은 이력은 간단하면서도 자못 화려하다. 기상정보화 초기 시절인 80년대 초부터 10년간 기상 통계와 전산화에 근무했고 그 다음 10년은 ‘족집게’ 예보관으로 이름을 날렸다. 최장기 예보관 기록도 있다.. 두 가지 경력을 합쳐 나온 결정판이 바로 디지털예보시스템이다. 예보정책과장 시절, 디지털예보 총괄 기획을 맡았는데 불가능하다는 주위의 우려를 뒤로하고 2년도 안 돼 개발을 끝냈다. 덕분에 우리나라가 미국 다음으로 두 번째 디지털 예보를 시행한다.

“기상 예보는 하늘을 보고 내일의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기상 업무에 대한 애정을 나타낸 그는 “우리 기상청이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제 기상 관측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날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