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에 사는 김민정씨(가명·43)는 홀로 두 남매를 키우며 사는 영세민이다. 그런데 지난 2004년 병사한 남편 명의의 화물차 앞으로 자동차세 등 각종 세금이 계속 부과됐다. 해당 차량은 남편 사망 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 이에 김씨는 작년말 참여마당 신문고(http://www.epeople.go.kr)에 접속, 민원을 제기했다. 이후 시스템의 자동분류 기능에 의해 김씨의 민원은 구미시청에 배당됐다. 하지만 시청측은 “본인이 차량을 찾아내 말소등록 신청을 하지 않으면 세금 부과는 현행법상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회신했다. 결과에 불복한 김씨는 민원을 재신청했고, 시스템상에서 ‘고질민원’으로 분류된 이 건은 국민고충처리위원회로 넘어갔다.
국민이 참여마당 신문고를 통해 민원을 접수하면 키워드 기능 등을 통해 자동분류돼 해당 행정기관 또는 지자체·공공기관 등으로 통보된다. 이들 기관의 처리결과에 불복하거나 같은 내용의 계속 제기되면 시스템은 이를 2차(고질)민원으로 별도 지정, 고충위로 자동 이첩한다.<도해 참조>
온라인 국민참여포털 시스템인 ‘참여마당 신문고’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참여정부의 사상과 철학이 집대성된 대표적인 전자정부 사업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중복민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며 “각종 민원을 유형별로 분류하되, 모든 민원을 단일화된 창구에서 통합관리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강조했다.
김씨의 사례처럼 자신의 민원을 시청에 제기해야 할 지, 차량관리사업소나 건설교통부 등에 문의해야 할 지 모르는 국민이 대다수고, 특히 고질민원은 제3의 기관이 통합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따라 고충위는 지난 2003년부터 이 사업을 전자정부 로드맵 과제로 선정, 17억원의 예산을 들여 건교부·보건복지부 등 7개 민원 다발부처를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완료했다. 이후 민원처리 소요시간이 지난 2004년 평균 6.2일에서 4.8일로 단축되기도 했다.
총 예산 27억원이 투입된 확대 1단계 사업이 이달 말 종료된다. 이를 통해 49개 중앙행정기관의 민원과 제안·정책참여 관련 시스템이 모두 통합된다. 고충위는 내달중 35억원 규모의 2단계 확대사업을 발주한다.
한편 김씨는 결국 더이상 억울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고충위의 시정권고를 구미시가 받아들여 해당차량의 등록을 말소시켰기 때문이다. 참여마당 신문고의 시스템적인 편리한 기능 지원과 연식·과태료부과·보험가입 등 각종 데이터를 조사해 차량의 실운행 여부를 파악한 고충위의 끈질긴 고질민원 해결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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