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기의 경박단소화에 따라 인쇄회로기판(PCB) 등 각종 부품소재도 얇고 유연한 연성 제품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 중 가장 각광받는 연성 소재가 연성동박적층필름(FCCL)이다. 폴더나 슬라이드형 휴대폰의 연성PCB나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판 등으로 수요가 크다.
휴대폰에는 3층 FCCL 제품이나 캐스팅 방식의 2층 제품이, 두께 줄이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LCD 패널의 구동드라이버IC(LDI)나 슬림한 단말기 속에 고화소 카메라모듈을 넣어야 하는 카메라폰 시장에서는 스퍼터링 방식의 2층FCCL 제품이 주로 쓰인다. 폴리이미드(PI) 필름에 구리 층을 증착하는 스퍼터링 방식은 회로 선폭을 줄일 수 있어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제품에 적합하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디엠에스플렉스(대표 안우영 http://www.dmsflex.co.kr)는 LDI나 CoF 기판의 핵심 소재인 스퍼터링 방식의 2층 FCCL 국산화에 성공한 업체이다. 1998년 설립됐으며 2001년 FCCL 개발에 착수, 4년여 간의 연구 끝에 스퍼터링 방식의 2층 FCCL 양산을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대기업들 중심의 FCCL 시장에서 중소기업으로서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롤 투 롤(Roll to Roll) 공정을 채택해 생산 효율이 높고 플레이팅-스퍼터링-슬리팅의 전 공정 장비를 구비했다. 현재 경기도 안산에 생산 라인을 구축했으며 월 6만㎡ 규모로 증설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FCCL 제품은 무게가 가볍고 내구성이 좋으며 구리 층의 두께를 1∼12㎛로 조절할 수 있다. 또 구리 층이 얇고 조밀하며 PI 계면의 거칠기가 고와 30㎛ 이하의 미세 회로 패턴이 가능하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현재 국내 주요 CoF 업체들과 승인 절차를 밟고 있으며 하반기 중 본격 매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대만 수출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12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엠에스플렉스는 지난해 국내 대표적 LCD 장비 업체인 디엠에스의 계열사로 편입됐다. 디엠에스의 생산 장비 분야 기술력과 영업망을 이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인터뷰-안우영 사장
“소재 분야까지 국내 산업 자립의 기반을 넓힐 것입니다.”
디엠에스플렉스 안우영 사장은 LCD·휴대폰 등 우리나라 대표 산업의 핵심 소재이면서 대표적 수입의존 품목인 스퍼터링 방식 2층FCCL을 국산화한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설명했다.
국내 LCD 및 휴대폰 산업의 성장으로 LDI와 카메라모듈 소재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지만 핵심 소재인 스퍼터링 방식 2층FCCL은 스미토모 등 일본 소수 업체가 세계 시장을 장악해 왔다. 연간 3500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국내 시장에서도 대부분 일제가 쓰이고 있다. 공급 업체가 한정돼 있다 보니 수급 불균형도 이어지고 있다.
대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며 시장을 주도하는 FCCL 시장에서 중소기업으로서 입지를 구축한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안사장은 “스퍼터링 기술은 특성을 맞추기 까다로와 선진 업체들도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분야”라며 “지속적 기술 개발로 일본 업체의 시장 독점을 견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