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국방과학기술의 요람.’
지난 70년 설립돼 올해로 창립 36주년을 맞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 안동만)가 미래전에 대비한 세계 수준의 국방관련 첨단 연구소로 자리매김하며, 민군겸용 R&D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전체 인력 규모는 IMF 외환위기 등으로 1000여 명이 줄어들긴 했지만 2500여 명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연구개발 인력이 82%고, 박사학위 소지자만 540명(31%) 규모다. 매년 집행하는 예산은 정부 출연연구소 가운데 가장 많은 6000억원대에 달한다.
◇육·해·공·전자전 대비 연구=ADD는 △지상·화생방호 무기체계 △해상·수중 무기체계 △항공·유도 무기체계△정보·전자전·지휘통제·정보SW 체계 등 4개의 체계개발 본부, 전자광학·탄두탄약·추진체·소재 등 핵심기술을 담당하는 기술연구본부, 연구개발과정에서의 시험평가를 수행하는 종합시험단 및 민·군겸용기술센터,참모부서, 지원부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연구소 시설은 대전에 연구소 본부, 4개 개발본부 및 지원부서를 두고 있으며 진해에 해상·수중무기 개발본부, 서울에 정보 및 지휘통제 연구개발 부서를 두고 있다. 또 장비 시험 평가는 안흥에 있는 종합시험단에서 수행한다.
연구 실험실은 총포·탄약 분야 탄두 탄약 성능시험실 등 15개, 유도무기 분야의 유도조종시험실 등 21개를 비롯 총 56개의 전문연구실험실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구조 시험실과 풍동 시험실 등은 능력이나 규모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다.
이와 함께 무기체계별로 실내에서 실제 운용상황을 모사해 성능을 시험하는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기법을 도입한 체계 모의 실험실을 운용 중이다.
◇경제적 파급효과 115조원=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 따르면 ADD는 지난해까지 총 10조175억원을 들여 11.5배인 115조7471억원의 경제적인 파급효과를 얻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84%인 97조원이 국방 장비 국산화를 통한 예산 절감액이며, 나머지 16%는 전력 증대 효과 및 순부가가치 창출 효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개발된 기술이 기계금속, 통신전자 분야 등에 파급되는 국내 기간 산업과의 교류에 의한 생산유발, 부가가치 창출, 방위산업체 고용창출, 방위산업무기 해외수출, 경기 안정화 및 경제 안보효과 등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DD가 개발한 국내 독자 모델인 기본 훈련기 ‘KT-1’은 인도네시아에 7대나 수출했다. 올해만 5대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필리핀과 중남미 국가에 수출 상담을 진행중이다. 또 신형 155㎜ 자주포 K-9는 터키와 10억 달러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와 함께 ADD가 확보한 주파수 도약 방식의 차기 FM무전기 기술이 우리나라 IT 산업의 총아로 불리는 CDMA 기술 개발의 초석이 됐다는 사실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비화다.
또 총 포신 가공기술은 우리 나라 산업체들이 보유한 1000분의1㎜ 정밀가공의 토대가 됐으며, 군용 차량의 표준화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기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이외에도 ADD는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마’ △지대지 유도무기 ‘현무’ △K1A1 전차 △한국형 장갑차 △함정용 전자전 장비 △항공기 전자전장비 △군단급 정찰용 무인기 △전술통제기 KO-1 △전차 포수조준경 △전방감시용 열영상장비 △헬기용 전방관측적외선 장비 △레이더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핵심전력체계 독자개발중=ADD는 10년 내 10개 이상의 세계적인 기술 개발을 목표로 오는 2010년 핵심전력 체계 소요기술의 선진국권 진입 및 2020년까지 핵심전력체계의 독자 개발 능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ADD는 감시·정찰, 정밀 타격, 지휘통제, 정보·전자전과 무기 체계 개념을 혁신할 수 있는 신특수에 이르는 5대 분야와 기반 전력의 정밀화·지능화·무인화에 중점을 둔 차기 전차와 차기 보병전투장갑차, 한국형 기동헬기, 군위성통신체계, 첨단 전자전체계, GPS를 이용한 차세대 지능포탄, 고에너지 레이저 기술,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 기술, 전자기 펄스탄 등의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안동만 소장은 “국방과학 기술수준은 선진국의 70%까지 올라와 있다”며 “경영혁신을 통해 고객 중심의 연구소, 국민과 함께하는 열린 연구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
◆기고-정근섭 국방과학연구소(ADD) 지휘통제체계부장
미래전은 초정밀·극소 센서 등의 군사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에 힘입어 정밀화·지능화되고 있다. 특히 센서-C4I-타격체계 연동으로 전장상황의 실시간 정보공유가 가능한 네트워크 중심의 ‘C4ISR(C4I와 감시정찰)+PGM(정밀유도무기)’ 체계로 변화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C4ISR+PGM 체계의 핵심전력체계인 감시정찰, 지휘통제, 정보전자전, 정밀타격 분야의 연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무기체계 개발에 있어 정보화 기술은 무기 체계를 구성하는 핵심기능 구현에 직접 활용될 뿐 아니라 개발 지원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연구소는 연구개발 소요 제기 단계부터 개발, 시험평가 단계에 이르는 전 개발 순기 동안 각종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무기체계 내장형 소프트웨어(SW)는 대부분 자체 개발하고 있으나 점차 국내업체 참여를 확대해 가고 있다.
연구소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차기 FM무전기·차기 AM무전기·전술통신체계(SPIDER) 등의 통신체계와 포병사격지휘장비(BTCS), 전략부대 지휘소자동화체계(CPAS)를 개발했으며, 함정용 전투체계, 전자전체계, 항만감시체계 등 IT 기반의 다양한 무기체계를 개발해 왔다. 현재 군 위성통신체계를 개발중이고, TICN체계 개발을 준비 중이고, 한국형 합동전술데이터링크의 핵심기술을 연구 중이다. 지휘통제 분야에서는 CPAS 체계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와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MIMS) 및 해군 LPX(독도함)의 전투체계와 기동부대 지휘지원체계를 개발 중이다.
기술 연구부서에서는 정보융합, 실시간 표적처리, 데이터링크, 공통운용환경 및 상호운용성 등의 핵심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국방정보체계의 아키텍처 설계와 관련된 컴포넌트 개발 방법론(ADDMe) 연구, 국방 아키텍처 프레임워크(MND AF) 연구 등을 수행, 국방정보화 사업에 국방 표준화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미래 전쟁은 네트워크 중심전으로 전장 정보 우위 확보가 전쟁승리의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우리 군의 미래 C4ISR+PGM 통합체계 구현을 위해서는 IT의 발전을 반영하기 위한 산·학·연·군의 유기적인 협조체제와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