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광대역인터넷 시장서 퀄컴-인텔 `표준전쟁`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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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선광대역인터넷 시장을 둘러싼 퀄컴과 인텔의 표준 주도 전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주 국제전기전자학회(IEEE)는 퀄컴이 주도하는 휴대인터넷 표준인 802.20 워킹그룹의 심사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사태의 배경은 중립적 위치에 있어야 할 802.20 워킹그룹 대표가 퀄컴의 컨설턴트로 일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IEEE 자체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된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 보도했다.

이를 처음 제기한 인텔은 802.20워킹그룹의 제리 업튼 의장이 퀄컴의 유급 컨설턴트라는 사실을 숨기면서 회의에서 퀄컴측을 일방적으로 편들었다며 IEEE 규정위반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주장했다.

인텔은 차세대 휴대인터넷 시장에서 인텔과 퀄컴은 각각 개발한 와이맥스(802.16d)와 MBWA(802.20)의 표준채택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처지다.<표참조>

당연히 802.20 워킹그룹에서 인텔은 퀄컴을 0. 견제하면서 사사건건 마찰을 빚어왔다. 지난 1월 인텔 대표단은 802.20 워킹그룹에 참여한 기술위원 20여명이 친퀄컴 성향의 몰표를 던지고 있다며 IEEE에 대책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인텔은 그동안 퀄컴의 컨설턴트가 표준회의를 주도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향후 특정회사에 편향된 인물이 IEEE의 외부 전문가로서 활동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IEEE의 스티브 밀스 표준위원장은 이같은 인텔의 항의를 수용, “내부 조사결과 제리 업튼 의장의 행적에 고의적이며 투명치 못한 문제점이 발견됐다”며 “추가조사와 대책마련를 위해 오는 10월1일까지 워킹그룹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퀄컴으로서는 애써 구축해 온 IEEE에서 기업위상과 휴대인터넷 표준활동에 결정적 타격을 입은 셈이 됐다.

퀄컴 대변인은 “우리는 802.20워킹그룹이 IEEE 규정을 지키면서 활동했다고 믿는다”면서 더 이상의 코멘트를 거부했다.

휴대인터넷을 둘러싼 표준전쟁은 퀄컴이 자사의 독보적인 기술을 IEEE표준으로 채택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더욱 갈등이 심해지는 상황이다.

퀄컴은 지난해 OFDM 원천기술을 지닌 플라리온을 8억1800만달러에 인수한 이후 802.20표준채택을 시도했으나 인텔·모토로라·삼성전자 등의 반대로 좌절해야 했다.

퀄컴은 이후 이통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활용, 워킹그룹의 심사위원들을 하나씩 포섭하는 작전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퀄컴의 로비활동은 802.20워킹그룹과 IEEE의 도덕성 문제로 비화되기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차세대 휴대 인터넷시장을 두고 와이맥스(802.16d)와 MBWA(802.20) 외에도 와이브로(802.16e) 등 다양한 표준규격이 겨루는 상황에서 업체간 갈등은 더욱 노골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