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축구 강국 브라질. 독일 월드컵을 맞아 불티나게 팔리는 것은 축구공과 유니폼뿐만이 아니다. 플라즈마 42인치 TV를 비롯해 TV 특수기를 맞고 있다.
대형 가전제품 상점에서는 월드컵을 이용해 TV 판매를 더욱 늘리기 위한 전략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42인치 TV를 구매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브라질이 우승할 경우 1레알(약 500원)만 내면 추가로 한 대를 더 준다는 파격적인 판촉 전략까지 선보이고 있다.
디지털TV는 케이블TV 채널이나 위성방송을 통한 디지털 시험방송이 시작되면서 더욱 판매에 불이 붙고 있다.
지난해 평면TV 판매량은 150만대로 2004년 100만대보다 50%나 늘어났다. 앞으로 이 추세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 이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브라질에서는 소니 제품이 가장 많이 팔려 나가고 있지만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LG전자와 삼성의 점유율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1995년 브라질 시장에 진출한 LG는 2001년부터 브라질 최대 축구클럽 중 하나인 상파울루푸테볼클럽을 후원하면서 현지 소비자에게 친근한 기업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했다. 또 상류층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과 10개월 무이자 장기 할부 전략이 주효해 플라즈마TV 등의 분야에서 소니·필립스 등 경쟁업체를 제치고 있다. 브라질 잡지 카사&메르카도에 따르면 LG의 플라즈마TV 점유율은 32%로 단연 으뜸이다.
휴대폰은 아직도 모토로라와 노키아가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삼성·LG·팬택 등 우리나라 제품도 32%에 이른다. 브라질 통신국(Anatel)에 따르면 올해 현재 브라질에서 8620만대의 휴대폰이 사용되고 있어 전체 인구 1억8000만명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친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고소득층 및 직장인의 전유물이었으나 최근에는 저소득층·주부·학생들 사이에서도 크게 확산되고 있다.
올해 휴대폰 예상 판매량은 약 4000만대. 이 중 67%인 2700만대가 기존 단말기의 대체 수요로, 고급 기종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카메라 수요도 늘고 있다. 삼성은 오는 7월 브라질 현지에서 카메라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약 500만달러를 투자해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 바르지냐시에 공장을 세우고 매달 1만여대의 디지털카메라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브라질 휴대폰 유통 시장은 이동통신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비보·TIM·키아로·OI 등 주요 이동통신사 매장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거나 대형 가전제품 판매업체와 직거래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폰토프리오·카사스바히아·일렉트로·패스트숍 등 가전 양판점을 비롯해 컴퓨터 및 디지털 전자제품 코너를 두고 있는 대형 도서점인 FNAC나 카룽가와 같은 곳도 소비자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KOTRA 상파울루무역관은 브라질 시장에서는 완제품 수입 시 터무니없이 높은 관세가 부과되는만큼 현지 진출이 더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현지 제조업체에 부품을 판매하거나 핵심 부품을 수입한 후 현지에서 조립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는 것. 특히 브라질 정부에서 외자 유치에 적극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이 동반 진출한다면 상당히 유리하다는 것이 박동형 KOTRA 상파울루무역관장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브라질 역시 빈부격차가 클 뿐만 아니라 파라나·바이아·리우데자네이루·미나스제라이스 등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에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 곳이다. KOTRA 해외조사팀은 시장이 큰만큼 경쟁이 치열하므로 면밀한 사전 조사가 필수적이며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은 브라질 전시회를 적극 이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