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IT문화 이제는 학교다](3)봉은중학교- SEK 참관기

서울 봉은중학교 학생들이 코엑스에서 ‘SEK 2006’을 관람하고 있다. 학생들이 KT와 ETRI 부스에서 도우미들의 설명을 주의깊게 듣고 있다.
서울 봉은중학교 학생들이 코엑스에서 ‘SEK 2006’을 관람하고 있다. 학생들이 KT와 ETRI 부스에서 도우미들의 설명을 주의깊게 듣고 있다.

 “휴대폰으로 현관문을 열고 전등도 켜다니 너무 신기해요. 저도 이런 기술로 멋진 세상을 만드는 과학자가 되고 싶어요.”

 세계 최고의 프로그래머가 되겠다는 꿈을 간직한 봉은중학교(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2학년 학생 13명이 ‘SEK2006’ 전시회장을 찾았다. 전시회 참가를 위해 기술 담당 안재영 선생님을 따라나선 이 학생들은 봉은중학교 정보화 경진대회에서 수상하는 등 첨단 기술에 관심이 많은 ‘실력자’들이다. 그래서인지 예쁜 도우미 누나들의 꼭짓점 댄스에 잠시 눈을 뺏겼다가도, 로봇 같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들을 때면 어느 새 진지한 모습으로 돌아섰다. 업체들이 내세운 화려한 간판에 끌려, 입구에서부터 통제가 안된 바로 그 학생들이라곤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컴퓨터에 관심이 많다는 유주완 학생은 “디지털 홈이나 로봇은 평소에 볼 수 없는 것들이어서 전시회 참가가 좋은 경험이 된 거 같다”라며 “여기에 전시된 이것저것 모두 내 손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신 휴대폰이 갖고 싶은 재산목록 1호인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인지라,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것은 역시 휴대폰이었다. 전자태그가 달린 편지가 우체통에 들어오면 휴대폰에 문자가 전송되고, 휴대폰으로 본인 인증을 받아 현관문을 열기도 하며 휴대폰으로 전등 불을 조절하기도 한다. 휴대폰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디지털 액자에 전송하는 모습도 신기하다. 학생들은 ‘와∼’ 함성을 연발했다. 인터넷을 통해 원격지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로봇, 진짜 배우랑 똑같이 연기하는 디지털 액터 등도 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미래의 빌게이츠를 꿈꾸는 김태규 학생은 “사람들이 쓰기 편하게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꿈”이라며 “다시 와서 직접 작동도 해보는 등 공부해 보고싶다”고 말했다.

자신이 개발한 기술로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겠다는 이 학생들은 분명 대한민국 IT 꿈나무였다. ETRI 전시관에서 “나중에 커서 꼭 훌륭한 연구원이 되라”는 연구원의 말에 학생들은 의미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인터뷰-봉은중학교 안재영 교사

“대한민국 전자산업의 현재를 보여주는 이런 전시회는 학생들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발짝 더 나아가서는 학생들이 지금의 기술보다 훨씬 더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현장도 될 것입니다.”

 학생들을 이끌고 SEK 전시장을 찾은 안재영 교사(기술 담당)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대한민국 첨단기술의 발전을 느낄 수 있어 뿌듯했지만, 그보다도 이러한 기회를 통해 성장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통해 더욱 미래를 기대하게 된다”고 소감을 말했다. 머지않아 기술 과목에도 IT가 많이 반영될 것으로 생각하는 안 교사는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말도 빼지 않았다. 방학이 되면 학생들이 전시회와 같은 체험의 현장을 더 많이 찾을 수 있도록 추천할 계획이다.

 “한국 IT의 현재를 직접 볼 수 있어,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생생한 교육의 현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SEK 참관 수업을 권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참여업체 소개-오토데스크코리아

오토데스크코리아(대표 남기환)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토데스크의 한국지사로 디자인·설계와 관련된 일을 컴퓨터로 처리할 수 있는 캐드(CAD)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건물인 코엑스(COEX)·63빌딩·아셈타워와 같은 고층빌딩은 물론이고 전세계 유명 건축물, 자동차, 도로와 다리, 지하철, 철도, 비행기 등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오토데스크의 설계 소프트웨어가 사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도 첨단 기술을 제공해 ‘반지의 제왕’, ‘킹콩’ 등과 같은 블럭버스터 영화의 특수효과, 디즈니 애니메이션 등도 오토데스크의 제품으로 제작되고 있다.

우리가 상상하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디자인해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 오토데스크의 철학이다.

남기환 사장은 “오토데스크의 SW처럼 IT는 우리 학생들이 상상하는 모든 것을 실현시켜 준다(Realize your Ideas)”며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진 학생들이 각자의 상상과 아이디어를 가꿔 꿈을 일궈나갈 것을 당부했다. 그는 “세계적인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는 ‘연금술사’라는 책에서 ‘정말로 간절히 바라는 모든 것은 이뤄진다’는 말을 했다”며 “학생들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도 바라던 것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을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조그만 벤처기업에서 시작해 지금은 전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오토데스크의 역사도 그와 같이 꿈을 실현하는 과정이었다는 설명이다.

 

◆인터뷰-공정택 서울특별시 교육감

 “정보통신기술은 ‘혁명’으로 불릴 정도로 학교 교실에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가져왔습니다. 이를 활용해 학생들이 기존 학습의 한계를 뛰어넘어 무한대 지식 바다로 스스로 항해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정택 서울특별시 교육감(72)은 “e러닝 활용을 통해 기존 교육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며 시 교육청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57년 교편을 잡기 시작해 지난 2004년부터 민선 4대 교육감으로 활동 중인 그는 교육현장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시 각급 학교의 교육 정보화를 이끌고 있다.

‘꿈의 사이버 세상! 두드리면 열립니다’라는 캐치프래이즈에서 엿볼 수 있듯이 서울시 교육청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원하는 학습을 할 수 있는 e러닝 학습 구현을 위한 사이버 학습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왔다.

교육청은 e러닝 활성화를 위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교육과정정책과를 신설하여 교육연구정보원, 교육연수원, 지역교육청 등 각 기관들간 장학활동과 정보화교육을 연계하는 조직체제를 갖췄다. 이를 통해 △각종 경진대회 참가 △ ‘꿈을 찾는 청소년 IT 교육’ 실시 및 컴퓨터 꿈나무 발굴 △교단 선진화 장비 활용 △선생님 정보화 연수 △‘119교실 정보지원단’ △서울교육포털시스템 및 꿀맛닷컴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했다.

이에 힘입어 서울시 교육청은 교육인적자원부 주관으로 열린 ‘2005년도 제1회 지방교육혁신경진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교육 혁신 분야에서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같은 혁신을 이어가기 위해 유비쿼터스(U)러닝 도입에도 앞장설 방침이다. 그는 “이미 서울시 은평 뉴타운 U-시티사업에 수준별 맞춤형 학습체제를 위한 유비쿼터스 개념 학교 도입 의견을 제출했다”며 “앞으로 교육방법 개선을 위해 U러닝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 교육감은 “지난 21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SEK2006 전시회에서 서울의 한 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전자신문의 초청을 받아 현장수업을 진행한 것을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자신문사에서 개최하는 각종 IT세미나에 서울시교육청 관내 교원의 참석기회를 확대해달라”고 주문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