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대한민국 게임시장 및 업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게임물등급위원회(게임등위)’ 구성 작업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면서 향후 게임등위를 진두 지휘할 위원장에 누가 기용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기본적으로 법규나 규정에 따라 심의 기준 마련과 등급 심사가 이루어지겠지만, 위원장의 출신이나 성향에 따라 제 1기 게임등위의 성격과 방향성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10월 발족하는 게임등위는 기존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와 달리 게임에 특화된 전문 기구란 점에서 위원장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등위의 조직 구조, 즉 하드웨어도 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 벌써부터 게임업계 내에서 초대 게임등위 위원장에 대한 하마평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로선 초대 게임등위 위원장 후보로는 전·현직 문화부 고위 관료들이 자주 물망에 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오지철 전 문화부차관. 현재 케이블TV방송협회장을 맡고 있는 오 전차관은 97년 문화산업국장을 거쳐 참여정부 초기 차관을 역임한 데다 문화부가 각계각층의 전문가들로 구성한 ‘2010게임산업전략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등 게임산업과 깊은 연을 맺고 있어 게임등위 위원장으로 적임자라는 평이다.
그러나, 게임등위가 영상물 전체를 관장하는 영등위에 비해 파워와 위상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에서 현재 영등위가 현재 차관급 기관이란 점을 감안할 때 게임등위 위원장이 전·현직 문화부 국·실장급 인사의 몫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따라 최근 업계에선 문화부 문화산업국장을 거쳐간 L씨, K씨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문화부 출신이 게임등위를 맡을 경우 ‘낙하산 인사’ 논란과 함께 문화부가 산하기관 확보를 위해 영등위에서 게임등위를 떼어낸 것 아니냐는 여론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초대 위원장은 관료 출신이 아닌 학계 출신을 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학계 출신중에서 게임등위 위원장 하마평에 오른 사람은 초대 게임산업개발원장을 역임하며 게임업계는 물론 문화부 등 정부 안팎에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세종대 김동현교수를 비롯해 중앙대 위정현교수 등 게임분야에서 활약중인 몇몇 교수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게임등위는 향후 게임산업과 시장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중차대한 역할을 할 기구란 점에서 위원장 역시 충분히 자질이 검증된 인물이 기용돼야 한다”며 “게임등위가 심의 기준을 만들고 이에따라 집행하는 규제성이 강한 기구지만, 산업 진흥과 규제를 동시에 생각하는 균형 잡힌 위원장과 위원들로 구성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