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남표 KAIST 신임 총장

[인터뷰]서남표 KAIST 신임 총장

 “KAIST 동료 교수, 학생들과 대화하며 얽힌 실타래를 풀어갈 생각입니다.”

 서남표 KAIST 신임 총장은 지난 24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개혁적 성향에 대해 KAIST 구성원들이 우려를 갖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보를 공유하고 교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발전방안을 만들고 꽃피우겠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걱정하는 강성 이미지를 순화하고 교직원들의 구조조정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가라 앉히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서 신임 총장은 또 “대화와 논의를 통해 KAIST 내부의 정서와 현안 파악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혀 일정기간 대화창구를 열어 놓고 KAIST의 비전에 대한 재논의하고 여론을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KAIST 총장 선출 과정에서 교수협의회가 요청한 추천후보 찬반투표에 응하지 않아 쌓였던 불편한 관계를 개선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주변에서는 보고 있다. 비록 총장 공모 과정에선 교수협의회측과 대화가 필요없었다고 판단했지만 KAIST 총장으로서는 당연히 교수진을 끌어안아야 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할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 신임 총장은 KAIST를 21세기 초일류 대학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수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제도를 만들고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경쟁력이 뛰어난 학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미다.

 따라서 서 신임 총장이 자신의 교육 지론인 ‘혁신 및 설계 교육’에 입각해 KAIST를 이끌어가고 학과의 통폐합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학과는 자연스레 도태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서 신임 총장은 MIT에서 평생을 몸담아 온 전력으로 봐서 KAIST에도 부분적으로 MIT의 교육 방식이 도입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실제 서 교수는 MIT 기계공학과장을 지내던 지난 91년부터 2001년까지 교수진 70여 명의 40% 가량을 다른 과로 옮기도록 한 전력이 있다. 당시에는 교수진의 큰 반발은 없었지만 국내 상황은 크게 달라 앞으로 어떠한 일이 생길지 미지수다.

 한편 다음 달 13일 임기가 만료되는 로버트 러플린 총장은 ‘서 신임 총장이 원할 경우’ 총장 상담역을 맡겠다고 말했다. 러플린 총장은 다음 주 2년간의 KAIST 생활을 담은 ‘한국인, 다음 영웅을 기다려라’를 출간할 예정이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