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가 내년에 적용할 ‘방송발전기금’ 규모를 2169억원으로 잠정 결정했다.
이번에 마련한 ‘2007년 방송발전기금 운용(안)’은 기획예산처가 정한 총액배분한도(톱다운 제도)에 맞춘 것으로, 규모가 전년보다 오히려 줄어 신규 사업은 거의 배정되지 못했다. 또 기존 지원 사업 중에서 IPTV 시범 사업과 KBS 지원, 국회방송 지원, 시청자미디어센터 지원 등은 아예 예산 배정을 안 하거나 대폭 삭감했다.
위관식 방송위원회 부장은 “이번 안은 방송위원회 의결을 거쳐 8월까지 기획예산처 협의 과정을 통해 최종 정부안으로 확정된다”며 “12월까지 국회를 통과하면 실제 운용안이 된다”고 26일 설명했다.
◇폐지·축소된 사업=올해 8억원이 배정됐던 IPTV 시범사업은 내년에는 아예 제외됐다. 당초 올 한 해 동안만 추진하는 시범사업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또 올해 147억원을 지원한 시청자미디어센터는 내년엔 추가 건립을 중단키로 했다. 시청자미디어센터는 전국 6개 지역에 건립할 방침인데 올해까지 부산과 광주지역에 설립한 후 내년엔 지금까지 추진된 내용을 평가하는 기간을 갖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설 장비 보완 명목으로 20억원만 배정됐다.
특히 KBS에 대한 지원은 ‘제로’다. KBS는 국가가 해야 할 ‘사회교육 및 국제방송’을 위탁·운영한다는 명분 하에 올해 제작비 61억원을 방송발전기금에서, 43억원을 일반회계에서 각각 지원받았다. 방송위는 그러나 2007년엔 두 항목 모두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국회방송에 대한 예산 지원도 아예 없앴다. 기획예산처에선 톱다운 방식을 적용하며 국회방송 지원몫 65억원을 상정했으나 방송위는 이를 제외시켰다. 즉, 톱다운 총액은 1348억원이지만 실제 배정은 국회방송 65억원을 제외한 1293억원으로 했다. 국회방송에 대한 지원은 국회 사무처 일반회계의 몫이란 것이다.
문화관광부 산하기관인 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이 추진중인 디지털매직스페이스(DMS) 건립 지원에는 77억원을 배정했다. DMS는 지난해 방송위가 초안에서는 배정치 않았으나 국회에서 최종 조율돼 올해 지원을 받은 바 있다. 위관식 부장은 “DMS에 대한 지원은 내년까지”라고 설명했다.
◇신규 및 강화된 사업=이종대 방송위 방송진흥국장은 “예산처의 내년 방침이 신규 사업 억제이기 때문에 신규 부분이 적은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신규 사업은 지상파DMB 통합 인증 시스템 구축(23억원), 방송정책 당국 간 쌍무협정 및 FTA 협정 이행을 위한 방송 협력 사업(11억원) 2가지다.
지상파DMB 통합 인증 시스템은 ‘뉴미디어의 안정적 정착 유도’란 명분 하에 구축된다. 통합 인증 사업은 6개 지상파DMB 사업자 단체인 지상파DMB특별위원회에서 추진한다. 해외 방송 협력 사업에 대한 지원은 지금까지 단편적으로 이뤄진 협력 사업 지원을 좀더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결정됐다.
디지털방송 전환 지원 융자 사업은 확대됐다. 올해 120억원이 융자 지원금으로 배정됐고 내년엔 140억원으로 늘어났다. 기획예산처는 10% 삭감으로 108억원을 제시했지만 방송위는 디지털방송 전환 지원은 강화돼야 한다는 정책 방향에 따라 오히려 늘렸다.
◇흑자 편성 기조=내년도 방송발전기금 운용안은 올해 500억원 적자 편성이었던 것을 흑자 편성으로 바꾼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기획예산처가 정한 톱다운 방식을 100% 수용한 형태다.
양휘부 방송위 상임위원은 “예산 편성 자체가 흑자 운영에 목표를 두다 보니 신규 사업이 없는 게 아니냐”며 “내년에 방송위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한 구체적인 밑그림이 없어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방송위의 방향성을 담은 ‘발전성 있는 운용안’이 필요하다는 설명인 셈이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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