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공공 기관들의 서버 교체 주기와 맞물려 ‘서버 통합’이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공공기관·기업에서 나오는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대부분은 업무별로 분산된 서버 대수를 줄여 한 대의 서버로 통합, 운용하겠다는 목적이 크다.
90년대 말 표준 OS와 이기종 서버의 상호 운용성을 내세운 분산형 컴퓨터 바람을 타고 중앙 집중형(호스트) 환경인 메인프레임을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인 유닉스 서버로, 유닉스 서버는 다시 x86 서버로 다운사이징했다. 문제는 다운사이징하면서 서버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관리 효율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 특히 하드웨어 단가는 떨어지지만, 복잡한 시스템을 관리하는 인력 비용이 치솟아 서버 구성의 단순화, 통합화가 최우선 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 업체들은 서버 통합은 대세라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실제 방법론에서는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메인프레임 vs 유닉스 ‘재격돌’=서버 통합이 업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슬슬 고개를 드는 쪽은 ‘메인프레임 부활론’을 들고 나온 IBM. 메인프레임은 그동안 폐쇄적인 아키텍처와 높은 가격으로 시장 점유율을 크게 빼앗겼다.
IBM의 반격 카드는 개방형 기술 수용과 가격 인하. IBM은 리눅스와 자바 전용 엔진을 장착하고 10만달러 정도에 불과한 메인프레임 ‘비즈니스 클라스’를 내놓으면서 메인프레임이 유닉스 서버 통합을 위한 최적 플랫폼으로 진화했다고 주장했다.
탁정욱 IBM 실장은 “1대의 서버로 유닉스 서버 수백대의 운용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선의 로엔드 서버도 메인프레임으로 ‘업사이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유닉스 서버와 아이테니엄 서버를 공급하는 클라이언트서버 진영 업체들은 기술적으로 이미 메인프레임 기술을 대부분 흡수했고, 리눅스 등 개방형 애플리케이션 구동 부분에서도 메인프레임은 여전히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영환 한국후지쯔 부장은 “아이테니엄 기반 서버 프라임퀘스트는 후지쯔 메인프레임 기술을 흡수하고 시스템을 이중화해 메인프레임의 안정성을 실현하면서도 리눅스와 윈도 구동이 가능해 개방형 서버로도 손색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HP는 멀티 OS 전략으로 서버 통합 수요에 대응중이다. 아이테니엄 서버인 인테그리티 수퍼돔이 HP-UX·오픈VMS·리눅스·윈도 등 멀티 OS를 구동할 수 있기 때문에 각기 다른 OS 기반의 서버 여러 대에서 운용되는 애플리케이션을 1대에서 구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x86 서버 “방법 있다”=x86 서버는 가격이 싸지만, 시스템 복잡성 문제로 자주 도마에 오른다. x86 서버 가용률이 10∼15%에 불과해 서버 증설이 잦기 때문이다.
x86 서버 진영의 무기는 바로 VM웨어로 대표되는 가상화 솔루션과 블레이드 시스템.
VM웨어 솔루션은 x86 서버 1대에 이론상 30대까지 가상서버를 만들어 가용률을 70∼80%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한국썬은 웹 서비스를 위한 서버 통합 솔루션 패키지 속에 VM웨어를 포함시켰으며, 한국HP·한국IBM의 x86서버 사업부 역시 일제히 VM웨어와 손잡았다.
여기에 전 세계 x86 서버 CPU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인텔은 VM웨어와 협력해 시스템이 아닌 전산실 전체 수준의 가상화도 추진키로 했다.
블레이드 시스템은 서버를 칼날처럼 얇게 만들어 랙에 꽂도록 한 시스템. 랙당 최고 14대까지 꽂을 수 있기 때문에 서버 통합은 기본이고 핵심 업무용 서버로도 가능하다는 게 x86 서버 진영의 설명이다.
이 밖에 한국유니시스는 시스템 1대에 32개 제온 프로세서를 장착할 수 있는 서버 ‘ES7000’으로 유닉스 서버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리눅스’ 역할에 주목=서버 통합 방법론은 각기 다르지만 공통점도 있다. 메인프레임부터 유닉스·x86 서버업체까지 경쟁사 서버 통합 수요를 가져오기 위한 발판으로 ‘리눅스’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서버 통합을 위해서는 기존 애플리케이션 구동과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전환)이 중요한데 오픈 소스인 리눅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
IBM이 메인프레임에 리눅스 엔진을 장착한 것을 비롯해 IBM·HP·후지쯔·유니시스·선마이크로시스템스 최신 기종 유닉스 서버와 대다수 아이테니엄 서버, x86 서버는 리눅스를 지원한다. 한국HP·한국IBM 등은 한국썬의 솔라리스 기반 서버를 리눅스로 통합해 윈백하는 별도 팀도 만들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