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미래 `빨간불`...공작기계 5월 수주액 곤두박질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공작기계 산업 주주액 동향

제조업의 선행지표인 공작기계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공작기계공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체 투자 부진의 영향으로 공작기계산업의 지난 5월 월 수주액이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내수 수주액이 1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 1000억원 밑으로 떨어져 국내 제조업의 전망을 어둡게 했다. 또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 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분야의 기계 수주액 총액이 1월을 제외한 올해 최저치로 떨어졌다.

 ◇공작기계 시장 급랭=5월 공작기계 수주액은 1706억원으로 지난해 5월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출은 그나마 현상을 유지했지만 내수가 전월 대비 28.3%, 전년 동월 대비 16.4%가량 크게 줄었다. 5월 내수 수주액은 921억원으로 1년 5개월 만에 1000억원 밑으로 내려갔다. 이 같은 수주액 감소는 자동차 업종이 225억원으로 전월 대비 58.6% 감소하고 반도체·정보통신을 포함한 전기전자 업종도 연초의 반토막인 55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공작기계는 금속을 깎고 자르는 기계나 자동 조립로봇 등으로, 수주액 축소는 자동차·조선·전자 등 주요 제조업의 설비투자가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제조업 투자액 감소=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국내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2.1% 증가했다. 그러나 제조업의 기계류 투자액은 2월 1198억원, 4월 1229억원에서 5월 107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자동차 분야도 4월 3323억원에서 5월 297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 1월을 제외하면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다. 컴퓨터 및 사무기기 분야도 올해 들어 600억원대를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하다가 5월 428억원으로 갑자기 떨어졌다.

 ◇불투명한 경제상황에 투자 꺼려=업계는 국내 제조업체 투자 감소의 원인으로 불투명한 경제상황을 꼽았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구속 사태로 자동차 분야의 해외 투자가 지연된 것도 한몫을 했다.

 김재성 두산메카텍 팀장은 “제조업체들이 경기가 불투명하다 보니 미래 매출을 예측하지 못하고 설비 투자에도 소극적인 것”이라며 “특히 금형 분야는 하도급 물량이 급격히 줄어 관련 기계류 내수가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일본 기업들의 엔화약세를 무기로 한 공세도 중요 요인 중 하나다.

 공작기계협회가 지난 28일 개최한 관련기업과의 회의에서는 모리세키·오쿠마 등 일본 기계업체들이 국내 업체보다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진입, 국내 전문업체들의 기반을 위협하고 있다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협회의 문동호 조사팀장은 “하반기에는 더 안 좋아져 성장률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며 “대응방안도 뚜렷하지 않아 지금 시점에선 사회 분위기를 포함한 전반적인 경기가 좋아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