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유행종 하이윈 사장

최근 소프트랜드에 회사지분을 넘긴 유행종 하이윈 사장에 대해 주변에서 말들이 많다. 경영이 어렵기 때문이라거나 거금을 챙기고 게임판을 떠나려 한다는 등의 여러가지 소문에 대해 유 사장은 “이번 회사 인수를 계기로 좋은 게임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며 “‘천상비’로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상장사인 소프트랜드의 자금력이 합쳐진다면 보다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힘 주어 말했다.

이번 인수가 하이윈에게 있어선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또 이번 일에 대해 단순한 경영상의 변화일 뿐 앞으로 하이윈이 추진하게 될 전략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사장은 29일 3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앞두고 있는 ‘신화온라인’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 두번의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통해 시장에서의 성공가능성을 어느정도 확인 할 수 있었다”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 여유가 생긴만큼 서두르지 않고 개발에 전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대만 현지 업체와의 계약도 마무리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지속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천상비’와 곧 서비스하게될 ‘신화온라인’ 그리고 개발 중인 ‘천상비2’가 예정대로 정상궤도에 오른다면 퍼블리싱 사업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하이윈은 지금 화려한 비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유 사장은 “소프트랜드에 인수된 것은 생존을 위한 것이기 보단 한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선택사항 중 하나일 뿐”이라며 앞으로 변화될 하이윈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상장사인 소프트랜드에 자금력과 저희의 개발력이 합쳐진다면 시너지 효과는 충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소프트랜드 역시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지향하고 있고, 현재 음악과 영화 연예 메니지먼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게임은 그 마무리 단계로 보면 됩니다.” 그는 게임이 소프트랜드의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발돋움하는데 마지막 단계인만큼 하이윈을 인수한 목적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한 기업간 인수로 판단하기 보다는 성장을 위한 과정으로 여겨달라고 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당연한 흐름이라고 봅니다. 저희 역시 그런 큰 흐름에 동참하는 것이고요. 물론 상장사인만큼 게임회사가 가져야할 유연성 부분에서 조금 약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인 단계에서 자체적인 테스트가 이루어지는 만큼 경영의 안정성은 보다 좋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사장은 대표적인 아이디어 산업이 게임이지만 이제 더이상 아이디어만으로 시장의 흐름을 따라잡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시장 흐름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선 그에 맞는 조직의 혁신이 필요하고, 이번 인수는 그런 혁신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다.사업상 일본을 자주 왕래한다는 그는 “세계 게임시장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라 볼 수 있다”며 “온라인게임은 한국이 종주국임을 자처하고 있지만, 이 역시 오래 지키기는 힘들 것”이라고 염려했다. 최근 일본 게임의 흐름이 콘솔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는 그는 콘솔게임의 기술력을 지닌 일본개발사들이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게 된다면 온라인게임 강국 한국의 위상도 크게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까지 위협적인 단계는 아니지만, 일본 온라인게임을 무시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가진 콘텐츠와 기술력은 이미 저희를 뛰어 넘었기 때문입니다. 서버운영기술이 부족하지만 이 격차 역시 좁아지고 있습니다. 국내 업체들이 과거의 명성에 힘입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한번쯤 되짚어 봐야 합니다.” 그는 또 중국의 성장 역시 간과해선 안된다고 했다. 몇십만명의 동접을 유지하기 위한 서버 운영기술의 중국 수준을 무시해선 안된다는 것.

이런 밖에서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시장에 안주하려하는 대기업보다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중견업체들이 더 많이 성장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대기업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되는 것은 어쩔수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중견기업들이 무너지게 된다면 한국게임산업의 허리가 무너지는 것입니다. 저희 같은 회사들이 끊임없이 시장에 자극을 줘야만, 대기업 역시 창의적인 작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현재 그는 온라인게임으로는 드물게 일본과 대만에 사전구매방식으로 진행되는 ‘천상비2’에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 개발단계에서부터 지원을 받아 이미 일본과 대만에선

게임성을 인정받은 셈이지만 그의 욕심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비록 ‘천상비2’가 사전구매 방식으로 일본과 대만에 서비스 될 예정이지만, 이제 자금력에 여유가 생긴만큼 좀 더 유리하게 계약을 유도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절대 계약당시의 신의를 저버리는 행동은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유 사장은 이와 함께 올해 안에 캐주얼게임을 퍼블리싱 할 계획이다. 기업이 경영상 안정을 갖기 위해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MMORPG에 국한돼 서비스를 하기 보단 캐주얼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것이 사업의 다변화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라는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포털로서의 하이윈의 모습보다는 밑에서부터의 출발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각각의 게임들을 통해 하이윈이라는 브랜드로 이어지게끔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기존 브랜드 중심의 퍼블리싱에서 게임 중심의 퍼블리싱으로의 발상의 전환인 셈이다.

“기업의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도 퍼블리싱사업은 매력적인 것이 분명합니다. 앞으로 외국산 온라인 게임에 대처하기 위해선 다양성을 갖춰야 합니다. 이제 한 작품으로 승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지금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내년에 ‘천상비2’의 개발이 어느정도 마무리되면 대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오너에게 의존하는 회사는 더이상 경쟁력이 없습니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주주, 종업원, 소비자가 주체가 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것들이 그런 회사를 만들기 위한 첫 걸음입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모승현기자 mozir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