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이 겪고 있는 인력 부족 현상은 도대체 왜 생기는 것일까. 원인을 알기 위해선 먼저 중소기업의 인력구조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노동부의 2004년 ‘임금구조 기본 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전체 종업원 가운데 고졸자가 45.3%를 차지하고 있는 데 비해 대졸 이상자는 27.3%로 상대적으로 고졸자의 비중이 높다. 반면에 대기업은 고졸자가 40.7%, 대졸 이상자가 35.0%로 큰 차이가 없다.
이직률 문제도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더 두드러진다. 전산업종 중소기업의 지난해 연 평균 이직률은 2.64%로 입직률(2.55%)을 상회한 데 반해 대기업은 이직률(1.57%)이 입직률(1.84%)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 제조업의 입직률과 이직률은 각각 2.80%, 2.96%로 대기업의 1.49%, 1.28%와 비교 시 2배 가까운 편차를 보였다. 여러 면에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인력구조가 훨씬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소기업 구인난의 원인은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수요 측면에선 대기업보다 낮은 임금과 취약한 근로 여건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중소기업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기업 규모에 따라 대기업의 53∼75% 수준에 그쳤다. 임금은 적게 주면서 근로 시간은 상대적으로 긴 것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다. 지난해 30∼299인 규모 중소기업 근로자의 근로 시간은 월 평균 201.6시간으로, 300인 이상 대기업(189.1시간)보다 10시간가량 많았다.
공급 측면에선 실업고 졸업생의 대학 진학 사례가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에 취직하는 인력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지난 1995년 19%에 불과했던 실업고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은 2005년 68% 수준으로 크게 높아졌다. 이로 인해 지난해 실업계 고교 졸업자 17만259명 중 27.8%인 4만7227명만이 취업,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부채질했다.
하지만 이러한 수요·공급 측면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구직자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아직도 팽배해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공부 못하면 공장 보낸다’ ‘중소기업은 대기업 못 가는 사람이 가는 곳’이라는 등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분위기가 청년층의 중소기업 취업을 가로막는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중소기업청이 실시한 중소 제조업 인력 실태조사는 이 같은 실정을 잘 보여준다.
중소기업은 인력 확보 애로 사항으로 임금 조건 불일치(31.5%)에 이어 구직자의 중소기업 근무 회피(26.5%)를 꼽아 일반 사회의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인력 확보에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고 답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국민의 낮은 이해와 인식도 중소기업 구인난을 부추기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지난해 수도권 및 6개 광역시 거주자 1002명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국내 전체 사업체 중 중소기업 비중을 68.2%로 평가했다. 하지만 이는 현실과 너무 다르다. 실제 전체 사업체 가운데 99.8%는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고, 대기업 비중은 고작 0.2%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은 대기업의 존재를 더 크게 느끼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일반인의 중소기업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과 편견부터 없애야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