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벤처캐피털업체가 올 상반기에 비교적 큰 폭으로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B네트워크·스틱IT투자·국민창투 등 주요 벤처캐피털업체는 올 상반기에 작년 동기 대비 많게는 4배가량 투자금액을 늘렸다. 투자 분야도 반도체·LCD·휴대폰 부품 등 하드웨어 위주에서 SW·바이오·인터넷서비스 등으로 확대돼 투자 쏠림현상도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벤처캐피털, 상반기 투자 크게 늘었다=국내 양대 벤처캐피털업체인 KTB네트워크·스틱IT투자의 올 상반기 투자규모는 1107억원(바이아웃투자 604억원 포함)과 562억5000만원(세컨더리투자 200억원 포함)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 각각 2.8배, 1.7배 증가한 금액이다.
국민창투와 한국투자파트너스 역시 지난해 상반기 대비 4배와 2배 늘어난 528억원(기업구조조정투자 320억원 포함)과 244억원을 투자했다. 한국기술투자(406억원→410억원)·우리기술투자(35억원→90억원)도 증가세를 보였다. 주요 업체 중에선 LG벤처투자만이 올 상반기 85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상반기(100억원)보다 다소 감소했다. 작년 후반 결성된 국내 최초의 유한회사형(LLC)펀드 운영사인 프리미어벤처파트너스는 올 상반기 6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 왜 늘었나=정부의 벤처활성화 대책 영향으로 우수 벤처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다 벤처캐피털의 투자여력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결성된 벤처펀드는 총 13개 1530억원으로 작년 동기(3개, 501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지난 2000년 전후 결성됐던 펀드가 잇따라 해산하며 벤처캐피털의 신규 투자 확대 필요성이 제기된 것도 신규 투자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 1분기 펀드 해산규모는 2016억원(26개 펀드)으로 작년 동기(667억원, 13개 펀드)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투자쏠림 현상 해소되나=최근 2∼3년간 국내 벤처캐피털업계의 최대 과제는 ‘신시장 발굴’이었다. 하지만 반도체·휴대폰·LCD 등 2000년대 초반부터 주목받아온 산업을 제외하곤 뚜렷한 캐시카우(cash-cow)를 찾지 못했다. 이는 벤처캐피털업체들 간 과도한 투자경쟁을 초래했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가 올 상반기 해소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민호 스틱IT투자 상무는 “인터넷서비스·SW·콘텐츠 등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 벤처 거품기를 성공적으로 견뎌낸 우수 업체를 중심으로 투자처를 집중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지영 국민창투 이사도 “전체 투자의 40%가량을 새로운 분야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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