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최대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으로 관심을 모았던 차이나모바일의 밀리콤 인수계획이 끝내 무산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4일 일제히 보도했다.
밀리콤은 “중국 국영 차이나모바일이 수용 가능한 시간 내에 매력적인 제안을 제시하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다”고 공식 선언했다.
차이나모바일은 지난 5월 총 53억달러에 밀리콤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수주에 걸쳐 아프리카·아시아·중남미 16개국의 밀리콤 해외자산에 대한 현지실사를 진행해 왔다.
협상 결렬은 차이나모바일 측이 마지막 순간에 53억달러의 인수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됐고 경영진 유임도 어렵다며 태도를 바꿨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협상은 중국과 밀리콤이 진출한 일부 국가 간 외교채널이 없어 다소 지연되긴 했지만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왔다. 하지만 밀리콤 경영진이 매각발표를 위해 베이징으로 이동하기 불과 몇 시간 전 협상결렬이 발표돼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밀리콤의 문어발식 사업경영 △경영진 유임요구에 대한 부담 △양측이 협상중 급속히 떨어진 밀리콤 진출 시장에서의 급격한 자산하락 등으로 인해 당초 약속했던 인수가격이 너무 높다고 판단, 매입을 지연시켜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전에 관계했던 중국 측 한 은행가는 “차이나모바일은 인수를 원했지만 너무 높은 가격 지급을 원치 않았다”면서 “국영기업의 특성상 협상과정에서 모험을 시도할 여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