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전문(팹리스)업체인 매직아이가 자사 칩의 수요업체인 세트업체를 주주로 편입시켜 안정된 판로를 확보하는 새로운 협력모델을 도입한다.
통상 팹리스업계는 칩을 개발한 후 마케팅에 돌입하기 때문에 수요처를 찾지못해 고전하는 사례가 빈번하지만, 이번 매직아이의 지분투자방식 협력모델은 견고한 수요처를 미리 확보한다는 점에서 안정적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 국내에서 지분투자 방식을 도입해 단말기 업체와의 협력 모델을 만든 것은 매직아이가 처음이다.
매직아이(대표 손해윤·사진 http://www.mesdigital.com)는 휴대형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내비게이터·지상파DMB 단말기 업체 8곳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플랫폼 공급을 시작했다고 5일 밝혔다.
플랫폼을 공급받은 단말기 업체들은 대부분 주문자상표부착(OEM)·생산자설계제조(ODM) 방식으로 단말기를 생산하는 업체들로, 이번 제휴로 각각 5억원∼10억원 가량을 매직아이에 투자하고 주주가 됐다.
이번 제휴로 단말기업체들은 매직아이의 기술력을 통해 경쟁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됐으며, 매직아이 또한 이번 제휴를 통해 안정적인 수요처와 개발비를 확보해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매직아이가 개발한 플랫폼은 PMP·내비게이터 등을 구현할 수 있도록 모든 부품을 장착한 주기판으로, 매직아이의 멀티미디어칩을 기본으로 구성했다. 이 플랫폼을 공급받은 단말기 업체들은 외부 디자인과 유저인터페이스(UI), 자사만의 특별한 기능 등을 설계해 조립하면 완성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단말기업체들은 이를 통해 제품 개발 기간을 1년에서 3개월까지 줄일 수 있어 유리하다. 매직아이는 이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약 1억 5천만원 가량의 비용이 들었으나, 단말기 업체들로부터 각각 10%만을 받으면서 비용부담도 줄였다. 매직아이는 협력 모델을 확대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응용기술팀을 별도로 꾸렸다.
지난 해 약 4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매직아이는 이번 제휴로 시장을 확대해 올 해 120억원, 내년 35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손해윤 매직아이 사장은 “매직아이가 이러한 사업방식을 제안한 데에는 플랫폼 개발이 결정적이었으며, 이런 플랫폼은 매직아이가 과거 단말기 사업을 추진하면서 갈고 닦은 노하우가 있어 가능했다”면서 “단말기 사업은 접었지만 기술력을 사장하지 않고 새로운 협력모델을 만들어 냄으로써 다시 성장의 기반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