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디지털 대전환 막 올랐다]해결해야 할 과제는

 ‘선언’이 현실이 되기 위한 선결과제로는 △DMC 표준화 △QAM 재변조 문제 해결 △HD채널 확보 등을 들 수 있다.

 

◇DMC 표준화=디지털미디어센터(DMC) 표준화가 직면한 숙제로 떠오른다. DMC는 디지털방송 신호를 비롯해 전자프로그램가이드(EPG), 각종 부가기능(애플리케이션), 리모컨 인터페이스 등을 SO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말하자면 디지털 케이블TV의 세부적인 규격인데 지금까지는 전국에 7개 DMC가 각기 구축돼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를 하나로 표준화하면 동일한 디지털 셋톱박스로 전국 어느 곳에 가든지 시청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며 장기적으로는 디지털TV에 내장해 플러그 앤드 플레이 구현이 가능해진다. 이는 디지털셋톱박스의 가격 하락을 이끌 수 있다. 또 현재 SO협의회의 바람처럼 디지털TV에 디지털 케이블TV 수신이 가능해질 경우 SO는 셋톱 보급 부담을 한결 덜 수 있다.

 이번주 출범한 ‘디지털케이블TV활성화대책기획단(가칭·단장 강대관 HCN 대표)’에서는 현재 여러 개로 난립한 DMC의 표준화 논의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기획단 내 기술분과팀에서 기술적인 실현 가능성을 타진할 예정이다.

 오광성 SO협의회장은 “DMC 표준화는 현존하는 여러 DMC를 ‘하나의 슈퍼DMC와 이에 따른 서브DMC’로 재편하거나 그대로 두면서 소프트웨어적으로 상호 호환시키는 방식이 있다”며 표준화 논의 방향을 제시했다.

 기획단 내 기술분과팀을 맡는 성기현 CJ케이블넷 상무는 “리모컨 인터페이스와 애플리케이션 등은 SO 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들웨어 호환성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수신제한시스템(CAS) 등은 이해관계가 상충할 것으로 보여 논의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DMC 표준화는 케이블TV 시장 주도권 경쟁 및 투자 비용문제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논의 과정에서 MSO 간 이해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MSO별로 투자한 DMC가 있는 상황에 이를 하나로 통합하면 득실이 다르기 때문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DMC 표준화는 MSO의 장기 전략이기 때문에 각사의 대표가 결정해야 할 주요 사안”이라며 “자사의 앞선 이득만 주장하면 실패할 테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면 표준화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QAM 재변조=국내 디지털방송 변조 방식은 지상파방송이 8VSB, 케이블TV가 QAM방식이다. 현재 디지털 케이블TV는 지상파의 8VSB 디지털방송신호를 그대로 보내준다. 즉, 870㎒ 망에서 채널별로 6㎒씩 잘라서 디지털 지상파채널에 할당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PP채널은 모두 QAM방식이다. SO측은 지상파방송사에 8VSB 신호를 QAM으로 재변조하게 해줄 것을 요구중이다. 이번 발표에서 제시한 2010년 말 기준 망활용 계획에서는 256QAM만 있을 뿐 8VSB 대역폭은 없다.

 88M∼552㎒대역은 일반 HD채널 130채널과 PPV 20채널에 할당했다. 256QAM 변조를 통해 6㎒당 2개 HD채널을 전송한다. 582M∼612㎒는 50개 SD채널, 552M∼582㎒는 EPG, 오디오채널 등에 쓰일 예정이다. 인터넷전화(케이블폰), 홈네트워크지원서비스 등은 612M∼696㎒, 데이터방송은 696M∼720㎒ 그리고 주문형비디오(VOD)는 720M∼870㎒ 등이다.

 전제조건은 지상파방송사의 양보다. 현재처럼 8VSB의 디지털지상파방송신호를 내보내면 KBS(2개 채널)·MBC·SBS·EBS 등에 할당해야 할 대역폭이 2배로 늘 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HD셋톱박스에 QAM 디코더 외에 8VSB 디코더도 장착시켜야 한다. 현재의 지상파와 SO 간 대립구도에서는 쉽게 풀릴 사안은 아닌 셈이다.

 SO내부에서는 벌써부터 ‘한정된 대역폭에서 지상파의 재송신이 차지하는 용량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크다. 이를 테면 KBS·MBC·SBS·EBS의 채널은 일단 아날로그송출로 각각 6㎒씩, 디지털방송신호를 그대로 받아서 아날로그 상품에 넣어주기 위해 다시 6㎒씩 그리고 순수한 바이패스용으로 6㎒씩 할당된다. 대략 90M∼100㎒가 지상파의 채널을 보내주는데 쓰이는 셈이다.

◇HD를 위한 마케팅 전략=시청자를 HD 상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도 필수적이다. 아직 SO업계 전체적으로 이런 마케팅 전략이 약한 게 흠이다. 지금까지는 지역 밀착의 경쟁만 했을뿐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이 부재했기 때문에 SO 내부적으로 이런 역량이 부족하다.

 MSO 한 고위관계자는 “디지털 케이블TV시대에는 MSO가 마케팅회사로 거듭나야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상황으로는 시청자가 스스로 2만원대 HD상품으로 옮겨갈는지 의문스럽다. 그래서 제기되는 게 ‘보급형 HD 상품’이다. 즉, 기존에 존재하는 지상파의 HD채널 5개는 기본으로 하고, 주요 장르인 영화·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 등에서 케이블 HD전용 PP 5개 정도를 확보해 ‘보급형 HD 10개 상품’을 만드는 것. 가격대는 아날로그 기본형(70여 채널에 상품가격 1만5000∼1만8000원)보다 저렴한 1만∼1만5000원을 책정하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HD 가입자를 먼저 끌어들이고 이를 다시 기본형 HD, 고급형 HD 상품 등으로 단계적으로 유치해가는 방안이다. 문제는 SO 업계 전체적으로 마케팅 노하우 공유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 SO는 지역별 사업자기 때문에 가입자를 놓고 직접 경쟁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역별로 공동의 경쟁자인 통신사업자와 맞닥뜨리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마케팅 전략 공유도 SO업계가 고려해야 할 고민거리로 꼽힌다.

 실제 마케팅 및 노하우 공유 움직임은 SO 업계 여기저기서 나타난다. CJ케이블넷은 가장 먼저 디지털케이블 본방송을 한 사업자답게 시행착오를 후발 사업자와 공유하고 있다. 또 HCN도 자사가 디지털케이블 본방송을 효율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마련한 매뉴얼 등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다. 디지털 전환이 어느 한 곳만 성공해서 일궈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퍼져 있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HD 콘텐츠 확보=디지털전환의 핵심은 역시 HD콘텐츠다. SO협의회는 HD 서비스 런칭 계획으로, 올해 HD채널 13개 채널를 확보하고 2007년 57개, 2008년 40개, 2009년 20개, 2010년 15개 등 총 150개 HD채널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계획대로 HD채널을 확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SO협의회는 PP가 HD채널로 전환하는것을 지원키 위해 일단 송출시설을 HD로 바뀐다는 정책이다. 개별PP의 HD송출 설비 구축 비용은 8억∼10억원 가량 소요된다. 열악한 PP 시장에서 볼때 자발적인 HD송출시설 구축을 기다리기 어려운 환경이다. SO협의회는 따라서 업계가 50억원을 기금조성하고 정부로부터 50억원 지원받아, 100억원 규모의 공동 HD 송출센터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SO협의회는 방송위원회에 이같은 방안을 공식 제안받아 추진할 계획이다. PP업체 한 사장은 “HD로 전환하는데 일단 가장 걸리는게 송출비용”이라며 “아날로그에서 HD 송출로 바꾸면 2배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SO가 나서서 공동 송출 시설을 만들어주면 HD 전환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SO가 제시한 150개 HD채널은 24시간 HD방송만 내보내는 채널은 아니다. 24시간중 저녁 등 주요 시간대에 HD방송을 시청자에게 보여주는 정도도 괜찮다. 이를 위한 근간인 송출센터가 첫 번째 콘텐츠의 HD전환 카드인 셈이다.

 HD콘텐츠 확보에는 △지상파계열MPP의 HD채널화 △온미디어·CJ미디어 등 MPP의 주도여부 △개별PP의 투자 여력 등이 걸림돌이다. 국내 PP시장에서 강한 입지를 가진 KBS스카이, MBC플러스, SBS미디어넷 등 지상파계열MPP들이 HD채널 전환에 나설지가 첫번째 관문이다. 이들은 콘텐츠 공급원으로 모회사인 지상파를 두고 있기 때문에 HD판권만 가져오면 부분적인 HD채널화는 당장이라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KBS·MBC·SBS 등 지상파 3사는 아직 HD 콘텐츠 판권을 자회사인 지상파계열MPP에 주는데 부정적이다.

 온미디어와 CJ미디어가 PP시장의 맡형답게 주도 세력으로 나설지도 관건이다. 두 회사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자체콘텐츠 제작및 확보에 적극적이다. 이런맥락에서 HD채널로의 전환에 나선다면 PP시장에서 HD 대세론이 일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개별PP의 HD채널화다. 열악한 PP시장 여건상 HD채널 전환에 투자할 여력이 있는 PP는 손을 꼽는다. 따라서 벌써부터 HD시대 진입과 더불어 PP시장 재편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