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디지털 대전환 막 올랐다]케이블TV를 이끄는 사람들

 ‘2010년 디지털케이블TV 전환 완료’라는 정부도 쉽게 풀지 못할 과제에 도전장을 내민 이들은 케이블TV 시장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굵직한 인물들이다.

 SO협의회장인 오광성 씨앤앰커뮤니케이션 부회장부터, 진헌진 티브로드 사장, 이관훈 CJ케이블넷 대표, 오규석 씨앤앰 사장, 강대관 HCN 대표, 이덕선 큐릭스 부사장, 이인석 CMB 회장, 공성용 제주케이블TV 회장이 그들이다. 그동안 영세사업자에서 하나의 산업군을 만들어간 SO 지형 속에서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부딪히기도 했지만 이제 같은 목표를 갖고 도전하는 셈이다.

 이번 케이블TV발(撥) 디지털전환 로드맵을 주도하고 꾸려낸 사람은 오광성 SO협의회장. 검도를 좋아한다는 그는 매사에 적극적인 성격이다. 200만 가입가구의 수도권 최대 MSO로 발돋움한 씨앤앰도 사실 오 회장의 내부 살림 꾸리는 힘으로 이룬 결과다. 본래 대우에서 해외수출을 담당했던 임원으로서 케이블TV가 저가에 치중했던 4∼5년 전부터 씨앤앰의 CEO 자리에 서서, 케이블TV 요금의 점진적 정상화를 꾸준히 추진했다. 또 산하 SO 수가 15개까지 늘어나면서 내부 콜센터 통합 등 하나의 회사로 묶어냈다.

 씨앤앰은 최근 하나로텔레콤 출신의 오규석 신임 사장을 영입했다. 부회장으로 승진한 오 회장은 이제 SO 업계를 한 목소리로 묶어, 디지털전환이라는 숙제를 풀겠다는 생각이다.

 진헌진 티브로드 사장은 지금의 국내 최대 MSO인 태광산업계열MSO의 현재를 만든 인물이다. 태광그룹이 한빛아이앤비를 인수하며 SO 시장에 들어선 이후에 가장 활발한 인수합병을 진행했고 이를 가장 앞에서 지휘한 게 진 사장. 올해는 SO 위탁경영법인인 티브로드를 만드는 한편, 디지털전환을 맡는 DMC사업자인 KDMC의 대표도 겸직하며 내부 경영 성과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이관훈 CJ케이블넷 사장은 지난해 국내 첫 디지털케이블 본방송을 이뤄냈다. 본래 CJ케이블넷은 디지털 전환에서 다른 MSO보다 한발 늦게 시작했다. 이 사장은 그러나 치밀한 준비를 통해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가장 앞서 디지털전환의 길을 걸었기에 국내에서 가장 그 어려움을 꿰뚫고 있는 사람도 그다. 성기현 CJ케이블넷 상무(CTO)가 업계 디지털전환의 기술파트를 담당할 기술분과팀장을 맡은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강대관 HCN 대표는 올해 SO협의회 부회장을 맡았다. 현대백화점 출신인 그는 옛 대호케이블이 현대백화점으로 인수될 때 SO와 첫 인연을 맺었다. 사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HCN은 MSO 중에서 가장 조용한 편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HCN은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나서면 이른바 ‘빅4’로 자리매김했다. 강 대표의 업계 입김이 강해짐은 물론이고, 그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셈이다.

 이인석 CMB 회장은 중계유선(RO) 출신 SO 사장이다. SO가 세상에 태어나기도 전부터 각 가정에 선을 깔고 방송을 내보내며 자생적으로 뿌리를 내린 인물이다. RO에서 SO로 세상이 바뀌는 한 시대를 풍미했다는 평가가 어울리는 인물이다. 거의 반평생 이상을 케이블TV 업계에 있었던만큼 공적도 많고 비난도 많이 받아왔다. 특히 RO 출신답게 SO업계 전체 방침과는 항상 다소 거리를 둬온 게 사실. 그는 그러나 이번 로드맵 발표회장에 참석해 이제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인 디지털 전환에 동참할 뜻을 내비쳤다.

 공성용 제주케이블TV 회장은 개별SO발전협의회장이다. 국내가 MSO로 재편은 됐지만 여전히 30여 개별SO가 상존한다. 이들의 디지털전환은 MSO보다 훨씬 어렵다. 공 회장은 제주에서는 독자 DMC 구축으로 자체 전환의 기치를 들었다. 그는 자체 전환하는 개별SO에는 모범을, 자체 투자가 어려운 개별SO와는 함께 고민하는 존재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