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산업은 세계 정상급이지만 학계는 아직 그 수준까지 오르지는 못했습니다. 한국 학계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국제전기전자학회(IEEE) 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IEEE 아시아태평양지역(R 10) 의장 선거에 공식 출마한 박용진 교수(한양대 전자전기컴퓨터학부)는 한국 IT 학계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IEEE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학술단체(학회)들이 우물안 개구리 수준으로 머무르지 않으려면 IEEE와 같은 권위 있는 단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 박교수는 IEEE R10의 의장이 되면 국내 학술대회 등 지역 학술활동을 지원하고 표준화 위원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IEEE는 전세계 175개국 36만여 명에 달하는 기술직 전문가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세계 최대 전기, 전자, 전기통신, 컴퓨터 분야의 전문가 단체. IEEE는 공식 표준화 단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표준화 위원회에서 결정한 표준이 그대로 세계 표준으로 인정받을 만큼 권위가 있다. 펠로십 역시 산업 학계 연구계에 상당한 권위를 인정받을 정도로 IT분야의 가장 중요한 단체 중 하나다.
박용진 교수가 IEEE R10의장선거에 나서기로 한 것은 최근 중국과 인도가 IEEE에서 자국내 산업 성장과 수 만명의 회원 수를 앞세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을 보며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 내달 있을 예정인 IEEE R10 의장 선거에서도 인도 측 후보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서정욱 박사(전 과학기술부 장관)가 IEEE R10 의장을, 안수길 서울대 명예 교수가 본부 사무총장을 맡은 이후 IEEE에 한국인이 기여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IEEE 본부에까지 한국의 위상을 높일 기회라고 봅니다.”
IEEE R10 의장으로 선임되면 IEEE 본부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어 표준화 논의에도 적극 개입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당선은 쉽지 않다. 인도에서 후보를 단일화해 전폭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 한국의 IEEE 회원은 인도의 3분의 1수준이어서 한국 측의 전폭적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박 교수는 “내달 선거는 오는 2009년과 2010년에 일할 의장을 뽑는다. 내년부터 2008년은 호주, 뉴질랜드에서 의장을 맡는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한국이 앞으로 의장 자격으로 참여할 공간은 2010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며 “한국의 산학연 전문가들이 IEEE 활동에 적극 참가해 한국 IT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