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발사 강행…예고된 악재

 북한이 국제사회의 우려와 대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5일 새벽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함에 따라 개성공단 사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남북 경협 사업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정부와 유관기관, 업계의 움직임이 긴박해지고 있다. 또 대외 신인도와 환율, 주식 시장 등에 영향을 미쳐 금융 시장을 불안하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반면에 북한 핵 문제 등과 관련한 변수는 지금까지 줄곧 가능성을 상정해 둔 사안이었기 때문에 당장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개성공단 사업 등 대북 사업 차질 우려=서주석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은 이날 정부 공식 발표에 이어 가진 회견에서 “남북 관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한다”고 답했다. 정부는 매년 인도적 차원에서 비료와 쌀을 지원해 왔지만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인해 상황이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개성공단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한국토지공사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접하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개성공단 사업이 이제 빛을 보려고 하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터졌다”며 “이번 사태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대북 제재로 이어진다면 공단 입주 업체들의 수출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토지공사는 연내 본 단지 공장 용지 57만4000평을 세 차례에 걸쳐 분양키로 하고 이달 1차 공고를 낼 계획이었지만 이번 사태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 사업 추진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도 논평을 통해 “지난해 남북 교역 규모가 10억달러에 달하고 개성공단의 추가 분양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사일 발사 사태가 불거져 유감”이라며 “그러나 이번 사태가 남북 간 경제 협력과 우리 대외 경제 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정부가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미 FTA에도 영향=한·미 FTA에서 큰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부는 한·미 FTA 협상이 최소한 올해 말까지는 진행될 예정이어서 이 기간에 상황이 긍정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개성공단 물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가 당장 이번 2차 본협상의 핫 이슈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어려운 고비지만 큰 지장 없을 듯”=현대아산 관계자는 “이전에도 북한 정세와 관련해 큰 위기를 여러 번 넘겼지만 한 번도 사업이 중단된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부가 이미 밝혔듯이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제재 대상에 개성공단 등 민간 교류 사업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윤종 산자부 남북산업자원총괄팀장은 “이미 수차례 예고됐던 문제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에 따라 개성공단 진출 기업과 남북 경협 과제 등의 영향을 점검중이며 기업들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시는 ‘담담’한 반응=이날 주식 시장은 장 초반 한때 26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며 폭락 사태가 우려됐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감을 되찾았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0.47% 하락한 1279.85로 장을 마감했으며 코스닥은 9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575.98을 기록했다. 대규모 매도가 우려됐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200억원 가량 소폭 순매도, 북한발 악재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주문정·조인혜·김승규기자@전자신문, mjjoo·ihcho·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