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카메라가 시장에서 사라진다.’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한 세대를 풍미한 ‘일회용 카메라’가 디지털카메라 보급 확산·생산 중단 등으로 세계시장에서 날로 입지를 상실해 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후지사진필름이 세계 최초로 일회용 카메라를 선보인 지 20년째를 맞지만 연초부터 코니카미놀타홀딩스가 내년 9월까지 렌즈장착 일회용 카메라사업 중단을 선언하는 등 뚜렷한 시장 축소 기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업체는 후지사진필름과 코닥 등 2개사. 두 업체간 시장 경쟁의 격화와 시장 규모 축소에 따라 일회용 사진기 시대가 끝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시장 축소=최대 시장인 일본의 일회용 카메라 시장 규모는 지난 97년 8960만대를 정점으로 날로 줄어 들어 8년만인 지난 해엔 45% 수준인 4878만대에 그쳤다. 세계 전체 판매 대수도 2004년 4억3000만대를 돌파한 이후 1년만인 지난 해에 12%나 줄어든 3억9000만대를 기록했다.
향후 시장 전망도 비관적이다. 대형 카메라 전문점들은 플래시 빛 조절 등 세밀한 부분의 성능을 높이지 않으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도쿄의 대표적 카메라전문점인 요도바시카메라 측은 “디지털카메라와 카메라폰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회용 카메라는 보다 간편하게 찍을 수 있게 하고 기능도 높이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관건은 기능 강화=후진사진필름과 코닥은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시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후지사진필름은 지난 5월 필름 감도(ISO) 1600, 셔터 스피드 성능을 200분의 1초로 개선한 고기능 모델을 출시했다. 회사 측은 “그냥 누르기만 하면 사진이 찍히는 일회용 카메라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닥도 지난 4월에 패키지 디자인을 개선해 원터치로 줌 업이 되는 모델을 선보였다. 이밖에 수심 15m에서도 안심하고 찍을 수 있는 신모델도 출시했다. 최초의 플래시 장착 일회용 카메라인 후지사진필름의 ‘우쯔른데쓰’는 지난 86년 출시된 이래 전세계적으로 14억대가 팔려 나갔다. 후지사진필름 측은 이 제품을 일본을 비롯해 미국, 독일 등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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