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청풍 최진순 회장(3)

삼우전자 시절 전시장을 지키고 있는 필자.
삼우전자 시절 전시장을 지키고 있는 필자.

③새로운 도전

 기계가 돌아가기 시작하자,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나는 돈을 버는 즉시 바로 빚을 갚아나가기 시작했다. 사업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얻는 것이고, 신용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나를 믿고 기계와 부지를 빌려주었던 사람들에게 빨리 빚을 갚으려 노력했다.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하다 공장에 대형 화재가 났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불이 났을 때는 가슴을 치면서 조금 더 열심히 해야지 하고 다짐했지만, 이후 2번의 대형 화재가 더 났을 때는 섬유 사업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석유 파동까지 겹쳐 섬유 사업 자체가 힘들어졌고, 무언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던 와중에 뜻맞는 친구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전자 부품과 관련한 업체 얘기를 나누게 됐고, 이 당시 모은 돈의 일부를 빌려주었던 프레스 공장이 어려워지면서 프레스 공장을 인수하게 됐다. 나는 섬유업이 점차 어려워질 것이라는 판단과, 때마침 프레스 공장을 인수하게 된 점, 친구들과 나누던 얘기 등 이 모두가 나에게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라는 신호처럼 느끼게 되었다. ‘그래 바로 지금이다. 지금이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해야 할 때다.’

 그래서 삼우전자라는 전자 부품 업체를 친구들과 함께 설립하게 됐고, 제2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

 78년 삼우전자를 설립하고, 어댑터를 포함한 생활용 장비 생산에 주력했다.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섬유회사인 임성직물과 전자부품업체인 삼우전자를 함께 운영하고 있었고, 무엇 하나 완벽하지 않으면 성에 안차는 성격이라 100% 완벽하게 준비가 안 되면 며칠이고 밤을 샜다.

 이런 와중에 평소 지병이던 당뇨병이 합병증으로 유발되면서 반신불수의 중풍으로 쓰러지게 됐다. 두 가지 사업을 병행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임성직물을 정리하고, 전자 업종에만 주력하게 되었다. 중풍으로 반신불수가 돼 있던 나에게 과거 운영중이던 섬유사업 거래처인 일본 바이어 들이 문병차 오가면서, 자연 속에서 생성되는 음이온이 건강 회복에 좋다는 얘기를 일러주었다.

 워낙에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과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던 나로써는 ‘음이온’이라는 것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 내 건강을 위해 필요한 제품이기 때문에 훨씬 더 적극적으로 제품 개발에 몰입하게 되었다.

 관련 전문 지식이 전혀 없었던 나로써는 발로 뛰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또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다시 열심히 만나기 시작했고, 대학 연구소를 직접 쫓아다니면서 하나씩 둘씩 전문 지식을 넓혀나갔다. 산속이나 폭포수 근처에는 자연 상태의 음이온이 생성된다는 것을 알고, 우리나라 이산 저산 안 가본 곳이 없었다.

 1983년부터 음이온 뿐만 아니라, 주변 공기를 깨끗하게 정화시켜주는 공기청정기 개발에 돌입했다. 6년이 넘는 제품 개발 기간 동안 정말 많은 실수와 실수를 거듭한 끝에 89년 공기청정기 제품 개발에 성공하게 되었다.

chungpung@chungp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