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TV 시력저하 실험조작 공방

 ‘LCD TV를 보면 눈이 나빠진다?’

 LCD TV를 장시간 시청하면 시력 저하를 불러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진위를 놓고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오사카 교육대학 인간행동학과 다카하시 마코토 교수는 7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국 디스플레이 콘퍼런스 2006’에서 ‘LCD·PDP TV 시청 시 나타나는 눈의 피로 현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LCD TV는 시청 시간이 길어질수록 차츰 시력이 떨어져 100분 경과 시에는 TV 시청 전에 비해 0.1 단계가 하락한 반면에 PDP TV는 100분 이후 시력이 0.03 정도 하락하는 데 그쳐 시력저하 현상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다카하시 교수의 이번 실험이 PDP에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갖추는 등 통상적인 실험 조건과 크게 달라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깔린 조작’이라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실제 다카하시 교수는 20명의 피험자들에게 1.3m 떨어진 곳에서 100럭스(lx)의 밝기로 100분 동안 시청토록 하고 시력을 측정했다.

 그러나 실험 거리가 일반 가정에서 시청하는 거리 3m 안팎보다 훨씬 가까운데다 일반적인 실험이 이뤄지는 200∼250럭스 환경보다 2배나 어두워 기본적인 실험조건을 갖추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TV시청 거리는 화면 대각선 길이의 2.5∼3배라서 37인치 이상 LCD TV는 보통 3m 정도 떨어져 시청한다”며 “TV 바로 앞에서 장시간 시청하는데도 눈이 피로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더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특히 LCD 화면이 PDP TV보다 2배나 밝고 선명한 상황에서 이번 실험 조명을 통상적인 조건보다 2배나 어둡게 한 것은 LCD가 일방적으로 불리하도록 조작한 것과 다름없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연구결과가 파나소닉 등 세계 최대 PDP TV업체가 즐비해 ‘PDP 종주국’으로 대접받는 일본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의구심을 갖는 분위기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