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대만 기업과 전략적으로 제휴해 대만 현지에서 제조자설계생산(ODM) 방식의 저가형 휴대폰 조달에 나선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단말기를 해외에서 생산·판매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이처럼 개발부터 생산까지 해외 기업에 전담시키는 ‘글로벌 아웃소싱’ 전략을 채택하기는 LG전자가 처음이다.
특히 LG전자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저가폰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인도·중국 등의 이머징마켓을 공략하는 동시에 노키아·모토로라의 중저가 모델과도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는 의지로 해석돼 주목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 MC사업본부는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아웃소싱 전략을 채택하기로 하고 최근 대만의 휴대폰 연구개발 업체인 아리마, 전문위탁생산(EMS)기업 플렉트로닉스 등과 휴대폰 ODM에 관한 포괄적 협력에 합의했다. LG전자는 또 MC사업본부에 글로벌 휴대폰 아웃소싱을 전담할 조직을 신설하고 상시 운영하기로 했다.
LG전자의 이 같은 결정은 3세대이동통신(WCDMA·HSDPA)과 DMB폰 등 차세대 단말기 시장에서는 고가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고, 저가 단말기 시장에서는 탄력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전략 변화의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대만에서 50달러 미만의 저가 단말기를 공급받은 뒤 인도·중남미 등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선점한 신흥시장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아웃소싱 생산물량은 수백만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 연구개발(R&D) 인력의 효율적인 배치와 개발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며 “대만 기업은 부품을 대량으로 공동구매하기 때문에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웃소싱 배경을 설명했다.
그동안 저가 단말기에 대응력 부족으로 고전해 왔던 LG전자가 이처럼 저가 시장공략에 본격 나서면서 이머징마켓에서 노키아·모토로라 등 글로벌 기업과의 한판 승부가 기대된다. 현재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각각 전략적 제휴를 맺은 대만 폭스콤과 컴팔로부터 단말기를 아웃소싱해 판매하면서 신흥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근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주문자상표부착(OEM) 및 전문위탁생산(EMS)으로 생산된 단말기를 앞세워 이머징마켓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글로벌 아웃소싱은 국내 기업이 장기적으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