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트로모바일은 캐나다 최대 CDMA 이동통신사업자인 벨모빌리티에 차세대 유무선 컨버전스의 핵심 솔루션인 다이내믹콘텐츠딜리버리(DCD) 플랫폼인 ‘인트로패드’를 공급하는 계약을 했다.
이미 지난해 미국 T모바일USA에 기술료만 500만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인트로패드’를 공급한 인트로모바일은 이번 추가 계약으로 북미의 모바일 분야 차세대 기술인 DCD 표준을 사실상 주도할 수 있는 지위를 얻었다는 평가다.
임베디드 브라우저업체인 인프라웨어도 지난해 LG전자와 공동으로 중국 차이나유니콤에 무선인터넷 브라우저인 ‘임바이더’를 처음 공급한 데 이어 최근 교세라의 미국법인인 교세라와이어리스와 브라우저 공급 계약을 했다.
이들 벤처의 활약은 우리나라가 무선인터넷 강국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한 좋은 사례다. 휴대폰의 핵심 칩에서부터 이를 운용하기 위한 솔루션까지 해외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점을 고려할 때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수출 상품이 통신장비 등을 제외한 순수 소프트웨어 기술이라는 점, 상당수가 무선인터넷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핵심 원천기술이거나 차세대 기술이라는 점에서 향후 모바일 솔루션 시장의 미래를 밝혀주는 소식이라는 평가다.
모바일 솔루션 수출이 고도화·광역화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다. 기존 통화연결음((RBT:Ring Back Tone) 중심에서 벗어나 모바일 플랫폼, 벡터그래픽, IP멀티미디어서비스시스템(IMS) 기반 솔루션, 왑(WAP) 브라우저 등으로 고도화되고 있으며 수출지역도 동남아 중심에서 미주·유럽·중국 등으로 다원화되는 추세다.
SK텔레콤이 미국·베트남·중국 등 해외 시장에 직접 진출하면서 여기에 솔루션을 납품하는 업체들의 수출길이 새롭게 열린 것도 시장 확대의 호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좁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솔루션업계의 최대 과제라는 점에서 올해는 모바일 솔루션 업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차세대 기술 분야 선점=모바일 솔루션업체들의 수출 품목이 플랫폼이나 차세대 기술로 한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엑스씨이는 중국 3G 독자 표준인 ‘TD-SCDMA’ 특허를 보유한 현지기업 다탕모바일에 모바일 플랫폼 ‘XVM’을 공급하며 중국의 차세대 이동통신 솔루션 및 콘텐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아로마소프트도 미국 가상이동망사업자(MVNO)인 디즈니모바일에 멀티태스킹을 지원하는 자바 플랫폼 ‘mTea’을 공급하며 기존 스프린트, 버진 모바일, 싱귤러에 이어 MVNO 시장까지 무대를 넓혔다.
이에 앞서 인트로모바일은 T모바일USA와 캐나다 벨모빌리티에 IMS 기반으로 콘텐츠와 대기화면을 제어하는 동적커뮤니케이션플랫폼(DCC)을 수출했으며 인프라웨어는 지난해 중국 차이나유니콤에 이어 미국 교세라와이어리스에 무선인터넷 브라우저를 공급하는 등 차세대 솔루션 분야에서도 국내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추세다. 이 밖에 지오텔은 MS의 모바일 협력사로 선정, 일본 NTT도코모와 KDDI에 모바일MSN 메신저를 공급하기도 했다.
이창석 인트로모바일 사장은 “모바일 솔루션 분야는 우리 업체들이 해외 선진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기술 선도형 비즈니스를 펼치는 몇 안 되는 분야”라며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세계 시장을 주도해 나가기 위해 이통사·제조사·솔루션업체 간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동남아 찍고 미국 유럽으로=국산 모바일 솔루션 수출의 대표 상품인 통화연결음은 고도화 및 광역화되는 추세다. 2002년 5월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서비스가 시작된 후 국내에서 쌓은 관련 기술 및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리 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여전히 주도하고 있다. 국산 RBT 솔루션 및 서비스가 각국에서 자리잡으면서 최근에는 수출 범위를 다른 무선 서비스 분야로 확장하는 기회까지 제공중이다.
인도네시아·필리핀·말레이시아 등지의 동남아와 인도를 무대로 통화연결음 서비스 시장을 주도해온 국내 솔루션업체들은 올해 들어 북·남미와 중동 지역 공략에 기치를 내걸었다. 또 기존 통화연결음 장비 수출 지역은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 방식으로 전환하고 서비스를 제공중인 곳은 모바일 게임 등 응용서비스 플랫폼을 추가 접목하는 등 수익 확대를 위한 고도화 전략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윤진수 와이더댄 전무는 “통화연결음 시장에서 신규 개척의 여지가 남은 곳은 남미와 중동 정도로 이미 국가별로 정비가 마무리되는 단계”라며 “국내 기업이 많이 진출한 동남아 시장에서 지속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 후속 아이템을 접목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통사 해외 진출로 새 전기 마련=단일 벤처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큰 성과지만 최근 잇따라 해외 공략에 나선 SK텔레콤의 행보는 솔루션업체들의 해외 진출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힐리오’는 필링크·엔텔스 등 서버군을 비롯해 인프라웨어·알트젠·미디어코러스·이노에이스·엑스씨이 등 23개 관련 솔루션업체의 동반 진출을 이끌어냈다.
안종오 인프라웨어 부사장은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어온 여러 중소·벤처 솔루션 업체에 국산 솔루션을 다수 채택하고 있는 힐리오의 서비스 개시는 여러 모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며 “공급 규모보다는 해외 시장 진출 경험이 부족한 국내 솔루션업체들이 해외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가치를 지난다”고 평가했다.
SK텔레콤은 미국에 이어 하반기부터 베트남 S폰을 통해서도 EVDO 기반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으로 관련 단말 및 솔루션업체들의 추가 진출이 기대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 2003년부터 SK텔레콤과 해외에 동반 진출한 50여개사의 수출액이 8800만달러에 이른다”며 “올해 말까지 1억달러 이상의 누계 수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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