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모니터 유통시장 `이전투구`

 LCD 모니터 유통시장이 ‘복마전’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중국·대만 등 국적 불명의 저가 제품이 밀물처럼 밀려들면서 일주일마다 최저가 신기록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대대적인 ‘도박 PC방’ 단속이 시작되면서 영업이 중단된 PC방의 중고 모니터가 무더기로 흘러들어 가격 질서를 더욱 흐리고 있다.

 가격이 폭락하자 몇몇 도매상들의 사재기 움직임도 나타나 유통시장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는 양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 저가 LCD 패널을 사용한 LCD 모니터가 국내 유통시장에 속속 상륙하면서 2분기부터 10만원대 후반 17인치 모니터가 등장한 데 이어 최근에는 최저 14만원까지 급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산 C급 저가 패널의 경우 17인치가 고작 6만6000원(70달러)에도 거래된다”며 “영세업자나 중국·대만업체들이 이 패널을 사용한 초저가 모델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17인치 모니터의 가격이 일주일마다 적게는 몇천원, 많게는 1만원 이상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한 동안 모니터업계에 반짝 특수를 안겨준 ‘도박 PC방’용 모니터도 가격질서 교란 주범으로 부상했다.

 용산 전자상가 한 도매상은 “이달 들어 정부의 도박PC방 단속이 강화되면서 새 것과 다름없는 중고 모니터 50∼100대가 한꺼번에 거래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경찰이 PC방을 단속하면서 컴퓨터만 거둬가고, 모니터는 그대로 둬 이를 싼 값에 처분하려는 업주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중고 모니터는 주로 e마켓플레이스, 가격비교사이트 등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찰의 단속 수위가 점점 강해지는 추세라 염가의 중고 모니터 거래가 더욱 활기를 띠면서 가격하락을 부추 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면 용산 전자상가 일부 모니터 도매상들은 모니터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이고 있는 17인치 모니터를 대량으로 구매해 창고에 쌓아두는 사재기 움직임도 벌어져 또 다른 가격 불안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성기 비티씨정보통신 사장은 “초저가 모니터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 시장에서는 이윤도 거의 사라지는 추세”라며 “TV 겸용 모니터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화하지 않으면 기존 모니터업체들의 입지도 갈수록 좁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